090319-20, Waltz of Spring <이승열 콘서트> - 첫날, 둘째날 후기!

2009. 3. 21. 02:11💙/언제나 내곁에

 

이승열- Be Be Your Love

목요일부터 시작된 여섯 번째 리얼 라이브, 봄의 왈츠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승열오라버님의 공연. 이거 기다리면서 힘든 3월을 버텼다. (솔직히 다음주가 심히 걱정된다. 2주째 앓고 있는 목감기를 떨치지도 못했는데 4일 연짱 일산에서 강남까지 왔다갔다해야하니 체력은 고갈될테고 일요일날 쉬지도 못하니 다음주는 시작부터 피곤할테고...하지만 그래도 오라버니의 공연을 놓칠 순 없지+_+)

 

이틀동안 거의 유일하게 건진-_- 사진. 오퐈가 노래를 너무 잘하셔서 사진찍을 틈이 없다보니 아하하하하하.

이번 공연은 게스트 없이 두 시간을 승열오라버니 혼자 소화해 낸다. 멘트 시간도 한 다섯 번 정도 있는 것 같다. 오퐈 공연에서 이렇게 멘트 많은 거 처음 본다. 멘트의 양만 많은 것이 아니라 질적으로도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내셔서 역시 전현직 DJ다운 면모를 선보이시고 있다. 보고 있는데 내가 괜히 뿌듯하다.

첫날은 "저녁 뭐 드셨냐(오퐈는 훈늉한 구내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드셨는데 많이는 안 드셨다고 하셨음)", "영어로 된 노래들이 많아서 모르시는 분들은 자기 노래 안 부르고 커버만 한다고 뭐라고 할 것 같은데 사실 영어 가사가 더 잘 외워져서 다 가사를 영어로 쓴 거다(아직 우리말 가사를 안 쓰셨다는 거)", "(공연) 후기 읽어보는데...보기에는 카리스마있고 중후해 보이는데 뭐 저러냐고 깬다는 말도 있더라. 하지만 뭐 어쩔 수 없다. 난 원래 이렇다" 등등의 말로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셨다. 둘째 날엔 공중에 떠 있는 '봄'을 손으로 붙잡는 연기를 선보이시질 않나, 관객들에게 "뭐 궁금한 거 없냐"고 질문을 하시질 않나, 펜타포트 무대에서의 비하인드 스토리(데미안 라이스 바로 뒷무대에 나온다고 했었는데 데미안 라이스의 내한이 취소됐었던)를 들려주시질 않나, 노래 중간에 박수를 유도하시질 않나. 역시 아이돌이 다 되셔서 관객을 다루는 게 능숙해지셨다 끄하하하하하하.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첫날 말씀하셨던 '선택'과 둘째 날 말씀하셨던 '교감'. 선택 얘기를 꺼내셨을 땐 승열오라버니가 지금 꽤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여 계신 건가 궁금해했었는데...둘째 날 공연을 보고 뭔가 짐작가는 바가 생겼다(둘째 날의 하이라이트와 같은 말씀이라 할 수 있는ㅎ).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음악'이나 '소리'를 다른 뮤지션들과 함께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은데, 함께 연습하고 리허설하고 하면서 같이 무대 위에 서는 이들과 교감함으로써 그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음에 대해 말씀하실 때는 참, 고마웠다. 그 음악을 들려 주셔서.


고정 레퍼토리라 할 만한 탕!, 고백, 흘러가는 시간...잊혀지는 기억들, 아도나이, 곡예사, 비상, secret, 시간의 끝, 기다림, 5am 등은 이번에도 빠짐없었고 자주 하시는 노래가 아닌 새벽 아침의 문, 그들을 위한 기도를 앞부분에 불러주셨다. 작년 연말 <기다림> 공연과 페퍼민트 방송 때 부르셨던 Personal Jesus는 이번에도 분위기를 달궜고 무엇보다 레이첼 야마가타의 Be Be Your Love를 어쿠스틱 기타 반주로 부르실 때는 진짜!!!!!!!!!!!! I want, want, want to be your love, for real!!!!!!!!!!!!!! 악!!!!!!!!!!!!!!!!!!!

<기다림> 때와 같이 3집에 수록하려고 작업하고 계신 노래들을 몇 곡 선보이시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Dream Machine은 정말 좋다. 빨리 오퐈가 우리말로 가사를 완성하셔야 실컷 따라부를텐데, 이건 뭐 아직 영어니 흑흑흑. (아 하지만 천천히 작업하셔도 괜찮은데...완벽주의자 이승열씨이니 빨리 완성하시리라는 거 사실 기대도 안한다ㅋ)

하지만 둘째날 공연이 더더욱 의미있었던 이유는!!!!!!!!!!!!!!!!!!!!!!!!!!!!! 승열오퐈가 공식적으로 엄청난 선언을 하셨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유앤미블루 컴백!!!!!!!!!!!!!!!!!!!

(에헤라디야~~자진방아를 돌려라~~~)

  

승열오라버니는 방준석군과 작업하고 있다면서 더워질 즈음 공연도 할 거고 '요즘 많이들 내는' 미니앨범도 낸다고 하셨다. 아 진짜 완전 감격!!!!!!!! 이거 하시느라고 3집이 늦어지는 거였던 거였던 거였어!!!!!!!! 혼자 첫째날 '선택' 얘기하셨던 걸 떠올리면서 유앤미블루의 작업과 3집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기로에 놓이셨던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쨌든간 이렇게 오퐈가 공연에서 공식적으로 유앤미블루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발표하셨으니, 이 공연 끝나면 곧 유앤미블루 공연 공구와 같은 중대공지가 있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더워질 즈음이라고 하셨으니 5~6월 쯤이 아닐까. 웬만하면 그때는 제발 홍대 클럽 쪽에서 해주세효 하고 벌써부터 혼자 김칫국 마시고 있는 중.  공연 끝나고 오라버니에게 바람맞은(?) 주제에 유앤미블루만 생각하면 너무 좋아 미치고 환장하겠는 마음으로 집에 와서 아침 출근을 앞두고 이렇게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는 스스로의 꼬라지를 자각하노라면 좀 한심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매우 설레고 두근두근하고 기뻐서 잠이 제대로 오질 않는다. 게다가 아직 공연은 이틀이나 더 남았으니, 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으리요. 부디 오늘과 내일 공연도 어제와 그제만큼 즐겁고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