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11-090814, 울릉도 여행

2009. 8. 17. 22:22흐르는 강/소박한 박스

지난주에 3박 4일로 울릉도에 다녀왔다. 원래는 2박 3일 일정으로 해서 독도까지 다녀올 계획이었으나, 날씨가 말을 들어주지 않아-_- 계획이 많이 바뀌었다. 수요일에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 배가 뜨지 못한 터라 독도에 가지 못했고, 수요일에 육지행 배를 타야 하는 사람들이 목요일 배를 타게 되어서(하루씩 날짜가 밀리게 된다고 한다) 목요일 배를 타기로 한 우리는 금요일 배를 타야 했다.

워낙 게으르고 집에서 딩굴딩굴하는 걸 좋아하여 휴가 때에도 '짐을 챙기고 계획을 세워' 어딘가에 다녀오는 일이 극히 드문 편인데, 그래도 이번엔 꽤 열심히 보고 읽고 걷고 땀흘리면서 4일을 나름 보람있게(!) 보낸 듯. 하루에 대여섯 시간 이상을 걸었던 것 같다. 덕분에 돌아오는 날은 다리가 퉁퉁 부어서 걷기도 힘들 지경이었다.


4일간의 일정을 정리해 보면

11일 : 묵호항→울릉도 도동항→민박집 숙박→육상관광(도동에서 출발해 섬목까지 일주 후 나리분지 들름)
12일 : 오전 도동약수관광지구(케이블카로 독도전망대→독도박물관→약수공원), 오후 저동항→봉래폭포
13일 : 안평전→성인봉→신령수→투막집→나리분지
14일 : 행남해안산책로 왕복→도동항→묵호항


솔직히 14일엔 다들 3일간 강행군을 계속한 여파로; 좀 많이 쉬었다. 어디가 맛집인지 겉만 보면 당최 못알아먹겠고 여행안내서에 나와 있는 맛집들도 별로 믿음이 가지 않아 식사 때마다 간단히 음식을 해먹거나 '가볍게' 주전부리로 해치웠는데 마지막날 출발 직전에 갔던 식당이 매우 만족스러워 기분좋게 나올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고 오는 배에서 계속 창가쪽 자리에 앉았던 것, 오는 길에 배 안에서 야구중계를 틀어 주었던 것도 좋았고. 생각보다 배멀미를 거의 하지 않아 다행이었다. 뱅드롱(멀미약)의 효과인가ㅎ


아무것도 기록하지 않고 정신없게 다녔더니만 남은 것이 사진뿐이다. 울릉도에 머물렀던 4일 중 날씨가 좋았던 시간이 서너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던 탓에 '쨍한' 사진을 눈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 없다는 건 좀 아쉽다ㅠ(물론 돌아다닐 때는 좋았지만ㅋㅋ) 이 순간이 아니면 볼 수 없을 풍경이라는 생각에 무작정 셔터를 많이도 눌러대서 '뭐임 이건?'하는 사진들도 좀 있긴 한데-_- 어쨌든 잔뜩 펼쳐져 있는 기억들을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할 듯 싶다.


오늘은 첫날 사진 중 조금만 대충 정리해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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