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후회
2012. 12. 1. 23:24ㆍ흔드는 바람/베끼고
내일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하며
오늘이 마지막인 듯이
모든 것을 정리해야지
사람들에겐
해지기 전에
한 톨 미움도
남겨두지 말아야지
찾아오는 이들에겐
항상 처음인 듯
지극한 사랑으로 대해야지
잠은 줄이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지
늘 결심만 하다
끝나는 게
벌써 몇 년째인지
또
하루가 가고
한숨 쉬는 어리석음
후회하고도
거듭나지 못하는
나의 미련함이여
이 시 보고 진짜 충격받았다. 내일은 나에게 없다고 생각하는 것,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제발 좀 잠을 줄이고 기도 시간을 늘려야되지 않나 생각하는 것, 맨날 후회하고도 거듭나지 못하는 것, 모두 다 내 얘기인데 사람들에겐 해지기 전에 한 톨 미움도 남겨두지 말아야지라니…………………내가 내일이 없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굳이 내일 보고 싶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만큼 인간에 대한 애정이나 기대가 없기 때문인 건데ㅠㅠ 이해인시인님은ㅠㅠ 내일이 나에게 없을 수도 있으니까 미움을 갖지 말자고 생각하시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 아 진짜 반성된다. 물론 그렇다고 나의 인간에 대한 지긋지긋함이 사라지진 않겠지만……그래도 미움 같은 마음 굳이 만들어서 나도 남도 불편하게 만들지는 말아보자고 생각해본다. 물론 또 후회하고 거듭나지 못하겠지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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