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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이즈음에

140525, 이즈음에.

또 한 세 달 만에 쓰는 근황글. 근황글을 한달에 한 번은 써야지 생각하는데 참 잘 안 된다. 예에에에전에 난다님 블로그에서 메모에 대한 문장을 읽은 적이 있다.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메모를 하면 후회 안하지만 안하면 후회하니 하는 게 낫다'는 뉘앙스였다. 엄청 공감했었는데(맞아!! 메모 해두는게 남는거야!!! 하고서ㅋㅋㅋㅋ) 이번에도 역시 공감만 하고 실천은 안했군. 뭐 내가 그렇지 싶어 크게 실망하진 않는다. 앞으로 조금 더 하면 되지.


* 알라딘 신간평가단 14기를 이어 하게 되었다. 지난번처럼 에세이 부문이다. 첫 책은 마스다 미리 언니의 어느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와 레이먼드 챈들러 선생님(!!)의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그러고 보니 두 책 다 '어' 자가 들어가네? 두 권 다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나온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이라 즐겁게 읽고 썼다. 이번에도 늦지 않고 리뷰 포스팅 완료ㅋ 다음 달에는 정유정 소설가의 히말라야 여행기와 변종모 작가의 책을 읽게 된다. 둘 다 여행에 관련된 책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신간평가단을 하게 된 이후로 '먼저 읽어야 할 책들'이 한 달에 두 권씩 생기면서, 읽으려고 한 책들이 자연스럽게 뒤쪽 순위로 밀렸다. 그러다보니 나중에 아끼는 소설가님 or 좋아하는 작가들의 책을 사놓고는 '나중에 읽어야지'하고 아껴놓는-_- 더러운 버릇이 덩달아 생겼다. 그리하여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은…

가장 최근에 산 한강 님의 소년이 온다, 버지니아 울프의 존재의 순간들.

청춘의 문장들 10주년 기념으로 나온 청춘의 문장들+!!!!! 소설가님 연모합니돠*_*

김중혁소설가님의 신간,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친필사인본ㅎ

 
아마도 느낌상 한강소설가님 책을 제일 먼저 읽게 되지 않을까 싶다. 작년 이맘때는 공선옥소설가님의 80년 광주 이야기를 읽었는데, 올해는 한강소설가님의 80년 광주 이야기라니. 왠지 뭉클하다. 내년 이맘때도 좋아하는 소설가님의 광주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청춘의문장들+가 두 권인 건 한 권이 선물용이기 때문. 누구에게? 청춘의문장들을 선물했던 그 분에게ㅋㅋㅋㅋㅋ (근데 사실 청춘의문장들은 워낙 많이 선물했던 책이라 허허허허허)


*  중학교 3학년 때 피아노를 그만 둔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우쿨렐레다.

이건 처음 샀을 때 인증샷. 지금은 스티커를 좀 붙여놨다ㅋㅋ


몇 년 전에 직장 선배님이 같이 기타를 배우자고 강권하셨으나 아무래도 열심히 못 할 것 같아 거절(을 가장한 포기)했었다. 지금 우쿨렐레를 배우며 생각해 보니까, 우쿨렐레를 치기에도 손가락이 짧은데 기타를 쳤다면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 우쿨렐레가 기타보다 폼은 덜 나겠지만 줄도 나일론이라 코드 잡을 때도 덜 아프고 악기 크기 자체도 작고 무엇보다 네 줄이라!!!! 맘에 든다.

인제 겨우 두 달 됐다. 직장으로 선생님이 오셔서 한달에 두 번 정도 가르쳐 주시는데 그나마도 바쁠 때는 빠지다보니까 네 번 정도밖에 레슨을 못받았다. 완전 초보, 하지만 배우는 건 즐겁다. 코드를 익히는 것도 재미있고 멜로디를 뚱땅뚱땅 쳐보는 것도 재미있다. 올해는 이거 하나 배우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남는 게 있어 다행이다 싶다. 나중에 승열오라버니 공연 때 메고 가서 사인받아야지.


* 3월이 시작된 이후, 16일 전까지는 뭐가 뭔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지나가 버렸다. 16일 이후로는 세월호 참사 때문에 매일매일 슬펐다. 그 와중에 직장에서 이런저런 실수들을 자꾸 저질러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실수 몇 번 한다고 위축되는 타입은 아닌지라 '아 왜그랬지, 그러지 말아야겠다' 정도의 생각을 했었는데 그러다 작지 않은 잘못을 하나 해 버렸다. 나쁜 의도가 아니었다 해도,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 공정치 못하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서 신뢰할 수 없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는 것이 생각보다 좀 괴로웠다. 왜이렇게 신중하지 못하지, 아무래도 내년에는 직장을 옮겨야 하나, 싶어 심란하던 중에 매년 그렇듯이 5월 15일이 되었고, 
예상치도 못한 선물과 편지들을 생각보다 훨씬 많이 받았다. 한창 힘이 떨어지던 와중이었는데 덕분에 힘이 좀 났다.

그러고 보면, 이 일을 얼마나 더 할 수 있을까 매번 스스로 궁금해하면서도 꾸역꾸역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는 건, 내가 누군가에게 주고 있는 것보다 내 일과 관련된 누군가들이 나에게 주고 있는 것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내가 주는 것에 비해 그들이 주는 것이 너무 작다고 생각했던 적도 많았고, 내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인 존재들이 나를 '그냥 한때 스쳐 지나가는 사람'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을 거다 싶어 나는 왜 이렇게 의미 없는 일을 해야 하나 싶어 허무해했었다. 지금은 그게 얼마나 어리석었은 생각이었는지 안다. 반성하고 있다. 내가 주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받고 있으니, 더 많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고민해야 한다고도.

5월 15일의 두들. 구글은 정말ㅎ



* 여전히 음악은 거의 못 듣고 있다. 대신 팟캐스트를 거의 하루 종일 듣는다(직장에서만 안 듣는다). 가장 열심히 챙겨듣는 그것이알기싫다는 딴지라디오에서 독립해 나갔고(유형 화이팅) 지금은 지방선거 특집 데이터센트럴 시리즈가 진행 중이다. 세상에 있는 수백수천수만개의 팟캐스트 중 궁금해서 한 번 들어 보는 것, 찾아 듣는 것, 
즐겨 듣는 것, 다 많지만, 좋아하는 팟캐스트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건 (승열오라버니가 진행하시는 EBS 영미문학관 빼고) 그알싫이 유일하다. 하하.

구독 중인 팟캐스트는 엄청 많다. 딴지라디오에서 듣는 건 하이피델리티(아, 박근홍씨가 이런 사람인 줄 정말 몰랐다…)와 벙커1특강(골라 듣는다). 요즘은팟캐스트시대는 유엠씨가 그알싫 독립을 선언한 이후 업데이트되지 않는다. 슬프다ㅠㅠ 빨간책방-라디오책다방-문학동네 채널1-낭만서점은 챙겨듣는 책 팟캐스트 4총사(나중에 이 4총사를 주제로 하는 포스팅을 따로 할 생각). 김진애의 책으로트다도 매회 들었었는데 시즌 1이 끝났고 시즌 2는 요원해 보인다. 얼마 전부터는 EBS에서 진행되는 소설마당 판도 구독 중인데, 매주 월요일엔 웹툰작가들이 출연하고 다른 요일엔 웹툰이 라디오드라마로 방송된다. 국민라디오의 팟캐스트 중에서는 
return 나는꼽사리다고상만의 수사반장, 물뚝심송의 나의독재유산답사기, 미디어토크 정도를 찾아 듣는다. 진중권의 문화다방과 김어준의 KFC도 구독한다.

예전보다 정치시사팟캐스트를 덜 구독하게 된 건 '그곳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다른 매체에서도 제공된다는 것'에서 비롯한 피로감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다른 매체를 통해 접할 수 없는 정보를 전달하는 KFC는 김어준에 대한 호오 여부를 생각하지 않고 챙겨 보게 된다. 요즘 KFC는 세월호를 집중해서 파고 있는데,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 참사가 옛날옛적 일이라도 된 듯 사라져버린 공중파를 보면 정말…미칠 지경이다. 하아.

갑갑한 마음으로, 가장 최근에 올라온(어젠가 그젠가) KFC 9회나 첨부해야겠다.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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