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5. 15:43ㆍ흔드는 바람/즐기고
이날 경연 무대의 네 번째 뮤지션은 웨터. 사실 이날 나는 모브닝과 기프트가 제일 보고 싶었기 때문에(블루터틀랜드와 에이프릴세컨드의 공연은 두어번 봤었고) 웨터 때는 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무대 제일 앞쪽에 서있다가 중간쪽으로 조금 이동해서 관찰자 시각으로(=_=??) 공연을 보기 시작했다. 이날 웨터 팬분들도 많이 오셨고 해서 좀 비켜야겠다고 생각했음ㅋ
웨터의 베이스 정지훈씨,
보컬 최원빈씨,
기타 채지호씨. 드러머 허진혁씨는 찍지 못했다.
공연 보기 전에 웨터의 Romance In a Weird World를 한 번 듣고 간 거였는데, 솔직히 앨범 들을 때는 와 좋다! 같은 느낌을 확 받지 못했다. 여전히 나는 음원을 들을 때-특히 낯선 아티스트의 음악을 처음 들을 때는 꽉 찬 느낌을 선호하는 것 같은데(어쿠스틱한 음악 말고 밴드 음악 들을 때!) 웨터의 음악은 좀더 간결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악기 소리가 화려하게 혹은 큰 스케일로 차 있는 느낌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보컬이 두드러지는 느낌도 아니어서, 음원만으로는 특별히 끌리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멤버들의 비주얼이 좀 너무 탁월해서…;;;;; 그러니까 예전에 이스턴사이드킥을 대할 때의 느낌 같은 거? 이게 글로 써놓으면 좀 웃긴데ㅋㅋㅋㅋㅋ 밴드 멤버들의 비주얼적으로 너무 눈에 띄면 그 밴드를 별로 안 좋아하고 싶어지는, 묘한 심리적 반작용 같은 게 있었닼ㅋㅋㅋㅋㅋ 잘생긴 애들을 좋아할 거면 아이돌이나 배우를 좋아하지 뭐하러 밴드를 좋아해?!?! 라는 이상한 반항심 비슷한 것도 있었던 것 같고. 물론 그 정도로 모든 멤버들의 비주얼이 압도적인 밴드는 거의 없었는데 딱 떠오르는 밴드가 바로 이사킥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이사킥은 음악도 좋은데 잘생기기도 너무 잘생겼으니까 나라도 좋아하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지금 생각하면 좀 돌아이같네.
그런데도 아직 그 마음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서, 멤버들의 비주얼이 너무 좋으면 약간 경계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이 사회는 '미모'가 권력인 곳이니까, 그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어렸을 때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을 거고 결과물에 비해 인기가 있었을 거고 좋은 평가를 받았을 거고 과대포장되기도 했을 거라는 생각에서 비롯한 경계심이 분명히 남아 있다. 그래서 웨터를 검색해 보면서도 그런 느낌이 분명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막상 공연이 시작되니까…아니 음원보다 훨씬 좋은 거다??????? 이거참 당황스러워서 원.
음 얼마나 괜찮은지 들어나 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막상 노래가 시작되니까
아니 이거ㅋㅋㅋㅋㅋㅋㅋ 뭐야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잖아????관찰자 모드에서 관람자 모드로 다시 전환.
모브닝부터 기프트까지 사진도 많이 찍어가지고
웨터 때는 좀 쉬엄쉬엄 보려고 생각했었는데
나도 모르게 사진도 많이 찍고 있었다…
뭐지 나…;;;;;;
느끼하지 않은데 툭툭 던지듯이 노래부르는 보컬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 '툭툭 던짐'의 느낌이 최원빈씨 목소리에 있었다. 라이브로 들으니까 음원보다 훨씬 묵직하면서도 거친 결이 있었는데, 음원보다 매력적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블루터틀랜드. 이때는 진짜로 이제 몸도 힘들고(계속 쉬지 않고 서서 봤으니까ㅠㅠ) 팔도 좀 아프고(생각보다 사진도 너무 많이 찍었으니까ㅠㅠㅠㅠㅠ) 사진이고 뭐고 다 관두고 그냥 뒤에서 편안하게 서서 보자 하는 마음이었고 그래서 사진도 제일 적다. 안재홍씨는 모자 쓰고 나오실테니 사진이 잘 나오지도 않을 거야 생각하며 렌즈 분리해 수납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진짜 편하게 보고 있었는데, 보다보니 아 그래도 한장도 안찍는건 좀 서운하지 않나(누가…??????) 싶어 다시 카메라 꺼냈다.
보컬과 키보드의 안재홍씨,
베이스 안재영씨.
이날이 인디스땅스 결선이기도 했지만 클럽데이 날이기도 했으니까, 처음에는 조금만 보고 엪엪 가서 아도이 보려고 했다. 근데 안재홍씨가 연주 시작하니까 또 중간에 나갈 수가 없는 거다ㅠㅠ 블루터틀랜드의 평화롭고 유쾌한 분위기, 음악에 차 있는 위트와 따뜻함, 이걸 어떻게 끝까지 안 보고 나가버리냐고ㅠㅠㅠㅠ 그래서 결국 블루터틀랜드도 끝까지 다 보고 엪엪으로 뛰어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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