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1, 이즈음에.

2020. 9. 21. 22:31흐르는 강/이즈음에

최근 며칠 동안 하늘이 진짜 예뻤다. 지난주 아침에 출근하다가 문득 올려다본 하늘 색깔이 너무 쨍해 실내에 바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지난주에는 진짜 오랜만에 근처 산책도 나갔다. 한 2주 동안 그만두고-나갈 때마다 신경질이 나가지곸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정말 성격 더러운 인간임(나)-집이랑 직장에만 콕 박혀 있었는데 나갔다 와야 할 일도 생기고 해서 겸사겸사. 돌아오는 길에 문득 뒤돌아보니 작년 이후로 옆동네에 조성된 단지가 휘황찬란하게 불을 밝히고 있었다. 밤에도 깜깜한 동네였는데 완전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 곳으로 바뀌었네…싶어 괜히 쓸쓸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도대체 내가 왜?). 그냥 돌아오기 뭐해서 역시 한장 찰칵.

 

위의 사진을 찍기 전에 이 아래 사진들을 먼저 찍었다. 원마운트를 빙 둘러 돌아오다가 나무 아래의 팬더들이 너무 여유로워보여서 부러운 마음에ㅠㅠ 나도 저렇게 집 밖에서 마스크 안쓰고 그냥 뒹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어리석게도 하면서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고 있는 팬더를 눈여겨보았다. 하, 이 소망을 그만 가지고 살아야 할텐데, 그러기엔 너무 간절해가지고.

왼쪽은 그냥 초점만 맞춘 거, 오른쪽은 노출을 높인 거. 실제 느낌은 이 중간쯤이었던 것 같다. 시간은 밤 열시쯤이었고.

원마운트 워터파크 매표소 앞을 지나쳐오는데 그날따라 저게 눈에 들어와 아이 꼴보기시르구나 하는 마음으로 찍음. 가족 단위 놀이공간이니 당연히 저래야 하겠지만 '화목하고 안정적인 4인가족 프레임'을 곰돌이들에게까지 덧씌우는 거 너무 꼴보기시른 거시다-_- 가족을 지키듯 갖춰 입은 아버지와 귀여운 딸내미(게다가 뭔가 애교부리는 것 같은 동작), 한가로운 유한 부인 이미지를 칠해놓은 듯한 어머니와 어머니를 지켜주는 듯한 포즈의 씩씩해보이는 아들내미라니 어휴 진짜 현기증남. 

이거슨 위의 사진과 아무 상관 없는 아이들 장난감. 작년에는 조카가 이거 많이 탔었는데 올해는 당최 타러 나간 적이 없음. 집에서만 놀아가지고...................어른들 반성해야됨 진짜. 마스크안쓰고 쳐돌아다니며 바이러스 전파하는 어른들 때문에 아이들이 갇혀 살고 있는 거 진짜 모르는 거신가. 아오 생각하니 또 인류애 부서지네. 여튼간 이걸 찍은 건 오른쪽 자동차에서 토이스토리의 랏소가 손을 흔들고 있었기 때문. 반갑다 랏소야/////

 

이것도 아무 상관 없는 사진인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나가다가 '짜돈밥' 보고 아니 이거 뭐지 먹어보고 싶은데 싶어서 찍어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짬돈면은 별로 안땡기네요. 짜돈이 약간 카돈처럼 맛있을 것 같고 짜돈밥이 아니라 짜돈면이어도 맛있을 듯. 하 학교다닐 때 카레돈가스 진짜 좋아했는데ㅠㅠㅠㅠㅠ 그때 서문쪽에 있는 식당들 중 카레돈가스 있는 집이 있어서 선배들 연습 끝나면 거기 가서 밥먹고 집에 갔었다. (사실 나는 연습 안했짘ㅋㅋㅋㅋ 하 그때 너무 옛날이네-_- 여튼간 카돈 짜돈 다 맛있을 것 같음. 고기짬뽕밥도 맛있을 거 같음. 고기 빼고 해물 들어가면 더 맛있을 것 같음. 근데 집 밖 식당에서 밥을 먹어본지가 너무 오래되어가지고 여기를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동네 중국집에서도 멘보샤를 볼 수 있게 되다니 이거슨 다 이연복선생님의 공인 것인가 싶음.

 

대신 포장 아니면 배달을 하지요. 얼마전에 퇴근하다가 오랜만에 해 떴을 때 퇴근하는 기념(????????????)으로 우리집김밥 갔다. 뭔가 가격이 오른 느낌도 들었지만 사실 잘 모르겠음. 그리고 우리집김밥은 저정도 받아도 된다고 봅니다. 야채김밥 참치김밥 햄치즈김밥 사갔는데 온가족이 매우 기뻐함. 여기는 과대포장도 없이 딱 알루미늄 포일에 딴딴하게 싸주셔서 죄짓는 기분도 크게 들지 않는다. 10+n년째 맛있는 김밥 먹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집김밥. 많이 버세요.

짜장면이 3000원일 때부터 여기에 갔던 것 같다ㅋ

출근길에는 경기버스를 퇴근길에는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어느날 아침 경기버스 9%번을 탔다가 기사님이 유리창 앞쪽에 꽂아놓으신 꽃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저쪽에 인형을 넣어두시는 기사님도 계신데 요즘 못 뵀음. 그만두셨나(갑자기 슬픈 얘기네). 버스 안에서 기사님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순간을 만나면 괜히 마음이 따숩고 그릏다. 

 

그나저나 한 일년 잘 쓰던 스탠리텀블러가 있었는데 어느날 출근길에 엉엉 사고가 좀 나서 엉엉엉엉 텀블러를 더이상 쓸 수 없게 되었음 엉엉엉엉엉엉엉 그래서 그동안 꼭꼭 아껴놓았던 존예킨토데이오프텀블러를 드디어 개시하였었다. 이거 너무 예뻐가지고 쓰는 게 너무 아까웠음. 분명히 쓰다 보면 어디에서든 떨어뜨리거나 어딘가가 더러워지거나 할 건데 그러기에는 (다시 한 번 말함) 너무 예뻐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간 뜯는 마음이 슬프고 그랬다(쓰다 보니 좀 도라이같군)

왼쪽은 버스 앞풍경, 오른쪽은 킨토데이오프텀블러 막 뜯고 한번 씻은 모양. 하 저때가 최고 아깝고 예뻤던 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예쁘니까 보냉 기능 따위 안훌륭해도 괜찮다(뭔가 앞뒤가 바뀐 기분)는 마음이었는데 세상에 보냉 기능도 너무 훌륭해서 쓰기 시작한 첫날 바로 감동받았다. 손잡이 달린 텀블러 왠지 등산용품 느낌이어서 한동안 안좋아했는데 얘는 진짜 너무 예쁜 애가 보냉도 엄청 뛰어남. 킨토 진짜 세상 감동입니다 흑흑흑흑흑.

 

근데 얼마전에 얘가 직장에서 너무 세게 떨어뜨림당해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진짜 집에서 떨어뜨린 거라면 괜찮았을텐데 직장 바닥 너무 단단해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기 손잡이 부분이 와자자작 깨졌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들고 다닐 수는 있는 정도라고 생각해서 일주일 정도 그냥 가지고 다녔는데 오늘 보니까 와자자작 깨진 정도가 아니라 아작나버린 것이라 더이상 가지고 다니지는 못할 듯. 직장에 그냥 두고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써보고 싶어서 따로 뚜껑 안 파나 여기저기 찾아보고 전화도 해봤는데 완제품 말고는 없는 것 같다. 하 너무 슬픔ㅠㅠㅠㅠㅠㅠㅠㅠ 미안하다 존예킨토데이오프텀블러아이보리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못난 주인 만나서 너를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실 올해 여름에 직장에서 쓰는 물병으로 썼던 건 이 아래 있는 온두유의 빈병이다. 온두유는 xsmall에 입점해 있는 두유업체인데 엄청 맛있는 곳이라고 해서 콩국수용 콩물을 주문하려고 했었단 말이다? 너무 더울 때가 아닌 때 주문하려고 하다가 날짜를 잘못 맞춰버려서 신선한 것을 받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함ㅠㅠㅠㅠㅠㅠㅠㅠㅠ 휴 나새끼 진짜 왜그랬니..............하지만 CS를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하고 죄송하였다. 그리고 용기 용량도 적절하고(1리터 딱좋음) 예뻐서 물병으로 한달 정도 사용 중. 덕분에 물을 많이 마시게 되어서 아주 좋았다. 추석 연휴 끝나면 다시 주문해야지 흑흑.

 

추석을 앞두고 임영웅팬 어머니를 위해 30만원짜리 담요를 구매하면서 구전녹용 두박스를 함께 받았다(역시 앞뒤가 바뀐 기분). 언박싱 사진을 찍어둔 것 같은데 어디 갔는지 모르겠네…여튼간 임영웅 돈 많이 벌고 계속 우리 엄마를 행복하게 해줬으면 좋겠다하하하하하ㅏㅏㅏㅏ 결론이 이상한거 같다만;

 

나를 위해서는 뭘 샀나 생각해봤는데 최근엔 딱히 없고 한달쯤 전에 이걸 와르르 샀음. 김규림씨의 '아무튼, 문구'를 너무 재미있게 읽었는데 비망노트 얘기가 인상적이어서 나도 써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쿠팡에서 비망노트를 (몇권 산 거지 이게) 100권 정도 샀음. 신나게 팍팍 써야지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 쓰고 있는 걸 보면서 내가 뭔가를 쓰는 시간 자체가 예상보다 많지 않음을 깨닫고 있다. 예전에 한 직장 선배님이 '바쁠 때일수록 여유를 내서 뭐라도 써야 한다'고 하셨었는데 참 맞는 말씀이었다고 새삼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음. 지금은 다른 곳에서 근무하시는 분이지만 여전히 참 존경한다.

최근 본 사진 중 가장 신기했던 건 이 아래 사진. 뇌의 작용은 알수록 신기한 것 같다. 데이비드 이글턴의 더브레인에서 읽은 내용을 떠올리자면 '뇌가 효율을 최대로 하고자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겠지.

 

요 아래 사진은 친동생이 보내준 파스타 면(이라기엔 좀 짧지만) 사진. 이렇게 귀여운 걸 사다니 반칙이다. 뒷쪽의 빨간 차는 카 시리즈에 나오는 맥퀸이다. 스카이라이프에서 카 무료상영을 해 줄 때 조카에게 몇 번 보여줬더니 맥퀸을 좋아하게 되었음. 

 

이 아래 책은 최근 구입한 책들 중 가장 예쁜 표지 1위(2위는 안희연시인의 여름언덕에서배운것)인 정용준 장편소설 내가 말하고 있잖아. 원래는 전자책으로 사려고 했었는데 표지가 너무 예뻐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냥 컬러로 보고 싶었다. 당장 읽어치울 심산으로 샀는데 이런저런 일들에 쌓여있다보니 아직 몇 쪽 못 읽었음. 이번 추석 연휴 때 읽어야겠다 흑흑. 초반부 느낌은 좋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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