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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 있네

줄리아드림, 다시 3인조로.

작년 12월 5일, 준형님의 아톰뮤직하트 마지막 공연이 있었고.

 

준형님의 고별 공연, 망명공원.

그때 조금은 예감했었다.준형님이 아뮤하를 떠났듯, 훈조도 줄리아드림을 떠나리라는 것을. 그리고 며칠 전, 훈조가 줄리아드림을 떠난다는 글줄리아드림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왔다.

 

인스타그램 화면 캡쳐.

어떤 의미에서는 당연한 수순처럼 보이기도 한다. 훈조 입장에서는 아뮤하에 좀더 집중할 필요가 있었을 거 같으니까. 준형님과 훈조의 포지션이 겹치기도 한다. 둘다 보컬이며 기타리스트니까. 게다가 아톰뮤직하트는 훈조를 포함해 기타를 연주하는 멤버가 셋이다. 줄리아드림은 준형님 이외에 다른 보컬리스트가 필요하지 않다. 아톰뮤직하트에서 준형님이 노래를 하는 것도 애매하고, 줄리아드림에서 훈조가 노래를 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는다. 훈조는 줄리아드림에 함께하기 위해 키보드를 연주했으나 아뮤하에서는 키보드를 연주하지 않는다. 즉 키보드가 훈조의 강점이 아니라는 것.

 

그렇다고 준형님이 아뮤하에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았다. 준형님의 기타는 아뮤하에서나 줄드에서나 훌륭하다. 단지 밴드의 색깔이 좀 다를 뿐. 아뮤하의 공연을 볼 때면 세 기타리스트 중에서 준형님이 리드기타 역할을 하신다고 느꼈고, 아뮤하의 음악에도 준형님의 기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아뮤하 공연 때는 줄리아드림의 박준형 같은 느낌이 나지 않아서 신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이것은 준형님이 줄드와 병행한 다른 활동을 꾸준히 해오셨기 때문에 가능한 거란 생각도 든다.) 그에 비해 훈조의 정체성은 아뮤하의 센터에 가까워 보였다. 분명히 줄드 공연 때마다 센터 혹은 센터 바로 옆자리에서 함께 연주하며 멤버의 한 사람으로 역할하고 있는데도 '줄리아드림의 훈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지 않았다. 같은 연주자로서 상훈님이나 병규님이 공연에서 '말 한마디 하지 않아도' 불편해보이지 않는 것과 달리, 훈조는 묘하게 편해보이지 않았다. 실제로는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그랬다.

 

훈조가 함께한 공연이 불만족스럽거나 싫었던 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나는 2집 발매 이후 줄드의 공연이 언제나 만족스러웠고 항상 좋았다. 2집 발매 후의 공연에서 키보드가 기존의 기타-베이스-드럼과 함께 어우러져 새로운 공간감을 만들어내던 장면들은 늘 경이로웠다. 코러스도 좋았고, 다른 멤버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 같은 느낌도 종종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질감이 들었던 건 어쩌면 내가 줄리아드림이 손병규-염상훈-박준형만으로 이미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예전 줄드의 느낌'을 4인조로는 재현할 수 없을 거라는 게 아쉬웠었다.

 

셋이 연주하는 만선과 마이퀸과 케이서스벨라이는 넷이 연주하는 만선과 마이퀸과 케이서스벨라이와 같을 수 없다. 셋은 과거고 넷은 현재며 미래였다. 그렇다면 나는 넷의 연주를 변화로 받아들이고, 넷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조화를 즐기며 그에 적응해야 했다. 근데 나는 그게 좀 어려웠다. 예전의 무대를 너무 좋아했어서, 그 느낌이 그대로 이어지기를 바랐다. 그러다보니 3인조 시절이 그리울 때도 있었다. 아주 솔직히, 그랬었다.

 

준형님이 아뮤하 고별 공연을 하셨듯이 훈조도 줄리아드림 고별 공연을 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어쩌면 아뮤하에서의 준형님은 고별 공연을 해야 할 정도로 핵심 멤버였지만 줄드에서 훈조는 고별 공연을 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는 걸까......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오묘해지네😣😣 뭐 여튼간 훈조를 보내는 줄드의 공지에서 훈조에 대한 애정이 담뿍 느껴지는 걸 보면, 여전히 준형님(과 병규님과 상훈님)과 훈조님의 우정은 현재진행형인 것 같아 다행이다. 엄청 싸우고 헤어지는 거라면 슬플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면 언젠가는 아뮤하와 줄드가 함께하는 공연을 볼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 우선은 코로나가 좀 꺼져야겠지만ㅠㅠㅠㅠㅠㅠ

 

 

 

그동안 수고하셨던 훈조님에게, 줄리아드림 팬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훈조님이 걸어가실 길에 빛이 가득하길. 앞으로의 줄드가 더 단단해지고 더 멋있어지길 바라는 마음 역시 당연한 것이고. 애니웨이, 아뮤하 브라보, 줄리아드림 브라보 :)

 

역시 줄리아드림 인스타 계정에서 가져온 사진. 4인조 줄리아드림, 그동안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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