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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달을 가서

221001 '책방 따라 폴짝' 김연수소설가님 강연 @북극서점 (1)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대로, 10월 1일 토요일에 인천 부평에 있는 북극서점을 방문했다. 김연수소설가님의 강연을 듣기 위해서!!!!!

'책방'도 '책'도 나무 모양이라 너무 귀엽다. 아주 마음에 드는 디자인😏

 

소설가님을 앞쪽에서 보려고 일찌감치 갔는데(강연이나 공연 때 앞자리에 있으려고 애쓰는 사람=나) 진짜로 운좋게도(??????) 맨 앞줄에 앉을 수 있었다. 센터보다 가장자리를 좋아하니까 중간 대신 왼쪽 창가 구석 제일 앞쪽에 앉았고요. 운좋게도 바로 앞에 소설가님이 계셔서 아주 좋았다. 목소리도 잘 들리고 얼굴도 잘 보였다. 10월의 첫날부터 운수대통했네요 저자신...덩기덕 쿵더러러러 장단이라도 쳐야 할 마당🤗🤗🤗🤗🤗

 

강연>이었기 때문에 사진은 거의 안 찍었다. 소리나니까😣 대신 필기를 하고(소설가님 말씀은 기록해야 한다!!!!!!!) 영상을 찍음.

 

소설가님은 '어쩌다 보니 신간 나오기 전에 강연을 하게 됐다'시면섴ㅋㅋㅋ 간단한 근황토크를 하시겠다고 했지만 역시 입담이 좋으셔가지고(라이터이시지만 토커이시기도 함) 소설가의 일상과 집필과 작품과 삶...등등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쫙 펼쳐주셨다. 이 아래의 영상은 그 중 일부이며 소설가님 역시나ㅠㅠ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지만 뭐어때 내블로그인뎈ㅋㅋㅋㅋㅋㅋ) 귀여우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연모하지 아니할 수가 없는 것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먼저 이번에 출간될 소설의 표지에 대한 말씀부터 해주셨다. 이번 표지가 너무너무 마음에 드신다몈ㅋㅋㅋㅋㅋ 초판은 양장본으로 출간되고 2쇄부터는 페이퍼백으로 나올 예정이라고 하셨다(둘다 사야지 그럼). 평소 소설가님의 믿음은 포기하지만 않으면 좋은 게 온다는 것이신데, 이번엔 맨 처음에 보신 그림이 제일 좋으셔서 일이 쉽게 풀린다고 생각하셨다고. 그런데 그림을 정하고 나서 한참 동안 그림을 그린 작가와 연락이 안되었다고 한다. 마음에 드시는 그림을 못 쓰게 되는 건가 생각하고 계셨는데 출간 직전에 아주 극적으로! 아주 어렵게!!! 연락이 되셨다고!!!!!!!

 

알고보니 작가는 외국 분이셨고 스페인 아래에 있는 섬(영국령인 어디라고 하셨는데...ㅠㅠ)에 사는 분이셨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결국 그 그림을 쓰게 되셨고, 표지는 너무 마음에 드신다고 했다. 소설가님의 마음에 그렇게 드는 표지라니 하루빨리 보고 싶다는 생각을 아니할 수가 없는 것ㅋㅋㅋㅋㅋ

 

 

그리고는 이번 소설집을 내시기까지의 과정이랄까...뭐 그런 얘기를 쭉 해주신 것 같다. 일곱 해의 마지막이 2년 전에 나왔으니까 소설가님의 신작이 엄청 오랜만에 나온 것 같은 느낌은 사실 아닌데, '소설집'으로 치자면 오랜만에 나온 게 맞으니까. 그동안 왜 소설집을 내지 못했는가? 에 대한 소설가님의 설명이라고 정리할 수 있는 이야기였던 듯. 단테의 '신곡'에 대한 얘기로 시작하셨는데...신곡을 읽어본 지 너무 오래된 데다가 제대로 읽은 기분이 거의 들지 않아가지고(읽다 잠들다 읽다 잠들다 하면서 읽었던 듯. 책읽다가 잠드는 것은 나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소설가님 책을 읽을 때는 그러지 않는다!!!!!!!!!!!!!!!!!) 내가 이걸 맞게 옮겨적을 수 있을지 회의감이 든다. 애니웨이.

 

소설가님은 <신곡>을 '35세의 단테가 밤날에 길을 걷다가 지옥과 연옥, 천국에 다녀오는 내용'이라고 표현하셨다. 인생이 70 정도라고 할 때 35세라면 딱 인생의 반 같은 때. 그래서 소설가님은 그 시기를 '골짜기 같은 나이'이며, 인생이 난해해지고 이해하기 어려워지는 시기라고 말씀하셨다. 이대로 두면 세상은 점점 나빠질 것만 같은데, 내가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는 것처럼 보여서, 세상이 나아질 수 있다는 가능성 같은 게 보이지 않는 때가 그 때라고. 

 

김연수소설가님도 비슷한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데 빠져 있으셨다고. 그때 쓰신 소설이 소설가님의 반려소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인 바다 쪽으로 세 걸음일곱 해의 마지막. 바다 쪽으로 세 걸음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여전히 키우고 있는 소설', '평생 키우고 있는 소설'이라고 하셔서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문득 생각난 김에 '바다 쪽으로 세 걸음'의 작가 소개 부분을 찾아봄. 저때 소설가님 사진이 엄청 소설가님같지 않게 나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으음.
그리고 '바다 쪽으로 세 걸음'의 맨 앞에 붙은 소설가님의 말씀도 다시 읽어봤다. 용산에서 일어난 죽음을 보시며 스스로에게 되뇌이셨을 질문, '실록을 믿을 수 있을까?'가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소설가님은 아직 키우고 계시는 바다 쪽으로 세 걸음 대신, 다 키우셔서 세상에 내어놓으신 일곱 해의 마지막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해 주셨다. 백석을 좋아하셨는데 백석이 북한에서 쓴 작품을 보고 너무 별로라고 느껴 실망하셨다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생각에 빠져 계실 때다 보니, 그 '별로인 작품' 역시 세상의 가능성 없음에 대한 소설가님의 생각과 이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그렇게 좋은 시를 쓰던 백석도 나이를 먹으면서 더 좋은 글을 쓸 수 없게 된 건가, 사람은 늙으면 나빠질 수밖에 없고 백석도 마찬가지인 건가...'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했다. 글쓰는 사람으로서 나 자신도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같은 불안감 혹은 공포감 같은 게 오셨던 걸까. 여튼간 여러 가지 일로 한동안 소설을 발표하지 못하셨고, 그러다가 백석이 삼수로 추방될 나이인 마흔 여섯에 도달하시게 됐다. 

 

그리고 소설가님은 백석이 삼수로 추방된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으셨다고 한다. 46세의 나이에 삼수로 추방된다는 것은 인생이 끝난다는 것과 다름 없는 것이었고, 실제로 그 이후 백석은 한 편의 시도 쓰지 않았다. 시인이지만 시를 쓰지 않는 삶.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궁금해지신 소설가님은 백석에 관한 자료를 찾아보시고 소설을 쓰게 되셨고, 쓰지 못했다'는 결론 대신 '쓰지 않았다'는 결론에 다다르셨다고 했다. 이러한 과정을' 백석에 의지해 40대를 거치고 나왔다'고 표현하시면서 이렇게 설명하셨다. 백석은 적극적으로 미래를 상상했기 때문에 태작할 수 있었고, 그래서 부활한 것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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