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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달을 가서

그냥 한번 써보는, '김연수소설가님 덕질의 순간들' (2)

'김연수소설가님 덕질의 순간들 (1)'에서 이어지는 글. 지난 포스팅에 단 태그처럼 정말 의식의 흐름에 따라 쓰는 덕질기다ㅋㅋㅋㅋㅋㅋ 이런 거 갑자기 왜 쓰고 싶은 거지 나새끼...나도 내 속을 모르겠네......여튼간 이어서 써 보자면.


지난번에 마지막으로 쓴 얘기는 밤은 노래한다가 내가 소설가님께 처음으로 사인을 받은 책이라는 것이었다. 그때의 후기는 사실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이것이고 자그마치 2011년의 기록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이라는 부제의 낭독회가 있었다. 제1회 산울림 낭독 페스티벌이라는 이름답게 산울림소극장에서. 2011년 2월 13일 일요일에.

그날 첫 프로그램인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 (2)'에는 우리 승열오라버니가 출연하셨다. 꼭 뵈러 가야 했다. 게다가 그날이 오라버니의 생일 전전날이라 생일선물도 드려야 했다. 다른 팬분들과 함께 오라버니 드릴 생일케익을 맞췄다. 시간 맞춰 케익을 픽업하기 위해 일찌감치 산울림소극장 1층 카페에 도착해 밤은 노래한다를 읽었다. 이날 클로징이 김연수소설가님과 정상훈씨의 프로그램이기에 연모하는 김연수소설가님을 산울림소극장 주변에서 마주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품고, 김연수소설가님의 책 중 가장 좋아하는 책을 굳이 골라 들고 간 거였다.

게다가22 그날 승열오라버니는 청춘의 문장들의 한 챕터를 읽어주셨고 나는 오라버니께 249861번째 반해버렸다. 김연수소설가님의 글을 읽어주셨다는 것부터 너무 좋았고, 오빠의 낭독이 너무너무 좋았으며, 그 책을 오빠께 선물한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빠가 읽어주신 그 책이 내가 선물한 책인지 원래 갖고 계시던 건지 다른 분이 선물하신 책인지는 알 수 없지만ㅋㅋㅋ 감동과 감격에 겨워 오라버니 프로그램이 끝난 후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계단을 내려오시던 김연수소설가님을 뙇!!!!!!!!!!! 하고 마주친 것이었다 세상에ㅠㅠㅠㅠㅠㅠ 지금보다 좀더 뻔뻔했고 어렸던 11년 전의 나는 혼자 매우 반가워하며 소설가님에게 사인을 해달라고 졸랐다. 소설가님은 그 계단에서 힘겹게 사인을 해주셨고 나는 와 오늘 계탔네 아니지 이건 계 정도가 아닌데...잭팟인가...하며 즐거워했다. 게다가333 그날의 클로징 행사도 매우 재미있었다. 소설가님이 낭독하시다가 빵터지셔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보던 나도 거의 오열하듯 웃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랬음. 김중혁작가님이 수습하려고 노력하셨지만 장렬히 실패.

그 후로 산울림소극장은 내게 김연수소설가님을 떠올리는 장소 중 하나가 되었다. 그전에는 산울림소극장을 지날 때 예전 직장 사람들과 어린 시절 함께 활동하던 사람들(종종 산울림소극장 근처의 봉주르에서 밥을 먹었었다), 그리고 승열오라버니와 준석오빠만을 떠올렸었다. 2009년에 두 분이 유앤미블루 인터뷰를 하셨었는데 그때 사진을 산울림소극장 앞에서 찍으셔가지고. 거기에 승열오라버니(의 청춘의 문장들 낭독)와 김연수소설가님(의 아름다운 칼 세이건 낭독 후 오열의 폭소)에 대한 기억이 추가된 것.

 

그렇다 2011년 2월 13일이었다...!!!! 소설가님의 책들 중 참 좋아했던 네 권: 밤은 노래한다(장편),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소설집), 대책없이 해피엔딩+여행할 권리(산문집)

 

이후 MB 정부에서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짓겠다며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공동체를 파괴하면서ㅠㅠ 온갖 문제가 생기고 있던 중ㅠㅠㅠㅠㅠㅠ 당시에는 홍대에 있었던 창비 카페에서 '구럼비, 우리의 무한한 혁명에게'라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 이름처럼 김선우시인님을 중심으로 조직된(?) 행사였는데 여기에 김연수소설가님이 나오신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다. 강정마을을 위해 내가 하고 있는 것도 없는데 여기라도 가야겠다+김연수소설가님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예매. 이것이 김연수소설가님을 두 번째로 뵌 날이었다. (당연히 '내가' 뵌 것임. '함께' 뵌 것이 아니고;;;)

 

혹시나 싶어 검색해봤더니 웹자보가 있네 세상엨ㅋㅋㅋㅋㅋ 와 이걸 이제야 포스팅하다니ㅋㅋㅋㅋㅋㅋㅋ 11년만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욕심이 넘쳤던 나는 책을 세권인가 들고 갔다. 행사가 끝난 후 김연수소설가님은 김선우시인님과 나란히 앉으셔서 책에 사인을 해주셨고 역시나 아직 패기가 있었던 나는(-_-) 뭔가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놓으며 사인을 받았던 것 같다. 지금은 사인받으면서 한 마디도 못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의 나새끼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무말을 잘도 했던 것 같다. 무슨 만용이지 대체...도른사람이었어😖 그날 창비 카페에서는 소설가님 사진을 찍기도 했고 동행한 친구가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는데 파일이 다 어디 갔는지 구글포토에는 달랑 두 장만 저장되어 있다. 외장하드에 저장해놓고 다 지웠나;;;;

 

이것이 그날의 흔적. 오른쪽은 대책 없이 해피엔딩. 책 앞부분에 김중혁작가님의 김연수소설가님 스케치가 실려 있는데, '굳이' 그 부분에 사인을 받고 싶었던 것이닼ㅋㅋㅋㅋㅋ
역시 21세기 한국현대소설계의 미남소설가님다우신 멋있으심..........................


세 번째로 소설가님을 뵌 건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렸던 지지 않는다는 말의 출간기념 사인회 때. 지금의 지지 않는다는 말은 분홍색 표지의 개정판이지만 오리지널 버전은 흰색이었다. 흰색 표지에 빨간 코끼리. 그리고 표지를 넘기면 빨간 내지가 눈에 띄는 책이었다. 더운 여름날이었고 지금보다 여름을 덜 싫어했던(지금은 여름<<<<<<<겨울이지만 그때는 여름<<겨울 정도였던 듯) 나는 땀을 뻘뻘 흘리며 교보문고에 가서 사인을 받았다. 소설가님 양옆으로 마음의숲 직원분들이 한분씩 서 계셨던 것 같음. 소설가님은 앉아 계셨던 것 같고. 은색 펜으로 한자한자 정성스럽게 글씨를 써주셔서 괜히 또 감동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 책도 물론 두 버전 다 가지고 있으며 두 책 모두 사인을 받았다ㅋㅋㅋㅋㅋ 나는 둘 중에서 흰색 표지가 더 좋다.
이것이 그 사인회 날 받은 사인들이다. 먼저 해 주신 게 좀더 반듯반듯함ㅋㅋㅋㅋㅋ 감사합니다 소설가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해 가을에는 파도가 바람의 일이라면아나 또 제목 잘못썼넼ㅋㅋㅋㅋㅋ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제목을 왜 맨날 이상하게 쓰는 걸까ㅠㅠㅠ 여튼간 그 책이 출간되어, 관련된 행사가 또 여기저기에서 있었다. EBS에서 작품 낭독회가 있어서 갔었고(그때만 해도 매봉 EBS였지...옛날옛적......) 혼자 엄청 감동받고 돌아왔음. 책이 출간된 이후의 행사들 중에서는 홍대에서 있었던 북토크가 기억난다. 그때 소설가님이 호수공원에서 달리기하는 얘기를 하셔서 혼자 내적친밀감 마구 느끼고 돌아왔음. 물론 나는 달리기를 1년에 하루도 안 하지만...그리고 2013년부터 3년 정도는 내가 시간적 여유를 내기 힘들었던 때이므로;; 소설가님을 뵈러 다닌 기억이 거의 없긴 한데 그와중에도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2013년에 소설가님이 EBS의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하셨는데(뭐였는지 기억도 안남) 정말 우연히 그 방송을 듣게 된 거다. 트위터 타임라인에 김연수작가님이 오늘 출연하십니다!!! 하는 글을 누군가 리트윗해준 게 딱 들어와서 바로 방송을 켰는데 다행히 중간 정도부터 들을 수 있었다. 그날이 비가 왔던 날인 걸로 기억하는데... 역시나 또 혼자 너무 반가운 마음에 반디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디제이분이 읽어주시고 소설가님이 인사를 전해주셔서 또22 혼자 아주 감격함. 소설가님은 기억도 못하시겠지만 그런 일이 있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

그 즈음부터 내가 '새 음악'을 잘 찾아듣지 않았던 것 같은데(음악을 듣는 삶이란 마음에 '빈틈'이 어느 정도 있을 땐데, 그때 내게는 그런 게 거의 없었다. 그냥 이승열씨 노래를 비롯해 원래 좋아하던 노래들을 반복해 들었던 것 같고 오빠가 인디애프터눈을 진행하시던 시기라 거기서 신곡을 좀 듣고 그랬다. 음악보다 팟캐스트를 엄청 많이 듣던 시기이기도 했고...) 그날 방송에서 김연수소설가님이 '요즘 이것만 듣고 있다'고 강아솔님 음악을 추천해주셨다. 덕분에 나는 강아솔님이라는 싱어송라이터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다. 소설가님 아니었으면 훨씬 늦게 알았을지도 모름. 이것 역시 감사한 일이다. 하나도 기억 못하시겠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습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22222222222222222

 

그날 EBS 트위터 계정에 올라왔던 사진. 옛날 사진답게 해상도가 엄청 낮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나는 강아솔님을 보거나 강아솔님 노래를 들을 때도 김연수소설가님이 생각난다. 거참 소설가님 덕질을 매우 소소하게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생각보다 내 인생에 영향을 아주 많이 미치셨잖아????? 이렇게 된 거 '단단하고 아름다운 목소리'의 주인공인 아솔이언니(무조건 언니)의 그대에게나 한번 또 들어봐야겠네. 아솔언니 부디 세상을 지배해버리시기를...(그나저나 이런 식으로 포스팅을 끝내버려도 되는 건지 원;;;; 몰라 내 블로그인데 누가 뭐랄 거임-_-)

강아솔 -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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