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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드는 바람/즐기고

161119 Surreal Moments - 더모노톤즈

문샤를 꽤 좋아했었다. 1, 2집도 좋았지만 EP를 진짜 좋아했었다. 2007년 겨울에 이 EP 처음 나왔을 때 다섯 곡을 다 닳아 없어지도록 들었다. 맨 처음 들었던 노래는 Lonely Lonely였을 거다. 차차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네-를 외치기 전의 그 강렬한 기타리프…아 진짜 노래가 나오지도 않았는데 반해버렸었다. 유령의 숲열대야한밤의 히치하이커목요일의 연인까지 빼먹을 노래가 하나도 없었다. 1초도 쉬지 않고 숨쉴 새도 없이 달리는, 듣고 있으면 같이 미칠 것 같은 이 록큰롤. 공연도 여러 번 봤었다. 매번 차차는 신들린 것처럼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다 객석으로 뛰어내려와서 관객들을 헤집어놓고 갔었다. 그래서 문샤 공연 보는 게 좋았다. 늘 넋을 잃게 만들어줬으니까. 열대야의 가사처럼 8비트 락앤롤의 주술을 걸어준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그 때문이었겠지, 더모노톤즈 앨범을 많이 못 들었던 건. 더모노톤즈의 복숭아 앨범을 모두다 칭찬했지만 듣고 있으면 자꾸 문샤이너스 생각이 났다. 아 문샤 공연 보고 싶네…하고 문샤 노래를 찾아 듣곤 했다. 아무 기교 없이 힘차게 내지르는 차차의 보컬, 그냥 사내아이(from WOO-HOO-HOO) 같은, 그 정직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좀 그립고 아쉽고 그랬다. 그래서 이날 더모노톤즈의 공연을 기다리며, 기대되는 한편 불안했다. 역시 문샤가 좋았어…싶은 마음이 되는 건 아닐까 싶었나보다. 진짜 어리석지 않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가 좋았어 그때가 좋았어 하며 없는 과거나 생각하고 현재의 변한 모습을 안 보려고 하는 것' 엄청 싫어하는데 그짓을 내가 하고 있었던거야!! 정신차려 나새끼!!!!!!!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더모노톤즈는 문샤이너스2나 포스트 문샤이너스 같은 게 절대 아니고, 차차가 기타를 친다는 것 빼고는 문샤를 '굳이' 회상할 필요 없이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다른 밴드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는 거다. 좀 극단적인 비교지만, 문샤 EP를 들으며 아 노브레인 1집 참 좋았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얼마나 멍청하냔 말이다. 그러니까 문샤는 문샤고 더모노톤즈는 더모노톤즈인거야. 그건 그대로 듣고 이건 이대로 들으면 되는 거다. 이걸 이날 공연에서야 알다니 어리석은 내존재. 에휴…

 

승열오라버니의 팬이라는 하선형씨는 멀리 있어서 잘 못 봤고(아쉬움) 알고보면 더모노톤즈에서 가장 매력터지는 분이라는 최욱노씨도 잘 못 봤고(역시 아쉬움)(둘다 망알놈들이었던 것을 나중에 알게 되어 줄그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알롬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차차 바로 앞쪽에 있었던 터라 보컬인 훈조씨랑 차차 중심으로 공연을 봤다. 음원에서보다 라이브에서 훈조씨 보컬이 훨씬 괜찮았다. 사실 복숭아앨범도 좋지만 나는 온스테이지 음원들이 더 좋았는데, 라이브로 들으니 더 좋더라. 뭐랄까 적당히 기름진데 적당히 또 거칠고 그렇다고 느끼하지도 않고 마초적이지도 않고 예상대로 이국적인데(나 영어 쓰는 거 싫어하는데 훈조씨 보컬 듣고 exotic이라는 단어가 생각났었다하하하) 의외로 서정적인 느낌도 있고 여튼 결론은 매력있었음. 이날 공연 보면서 우리 이승열씨랑 어떻게 같이 노래를 하실까 매우 궁금했었고 그 결과는 일주일 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뭐 또 이날 더모노톤즈 공연을 보며 가장 열심히 봤던 분은 차차님. 이날 기타줄도 끊어지신 차차님. 언제 또 내가 차차 바로 앞에 서보겠어 싶어 그냥 이사진저사진아무사진 막찍었는데 있는대로 다 올려봄.

 

 

 

이 아래 사진들은 코러스 하실 때 사진. 마이크에 초점이 맞든 말든 역시 있는대로 다 올려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날 찍은 차차 사진들 중 내 마음에 드는 것 다섯 장. 왜 굳이 이 사진들이 좋은지는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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