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07, 현대카드 curated 35 이승열 <요새드림요새>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3]

2017. 7. 11. 22:20💙/언제나 내곁에

드림 한 곡을 남겨놓고 드디어 <제대로> 멘트를 시작하신 오라버니.


인이어 만지작만지작.

내 카메라로는 절대 담아낼 수 없는!!! 빠른 움직임!!!!!!!

손 내리시고!


말하고 싶어서 근질근질했다고 하셔섴ㅋㅋㅋㅋㅋㅋ 너무 웃었다. 비를 부르는 이승열씨답게 이날도 비가 왔는데 오라버니가 멘트 중에 비오는 날은 이승열이냐는 말씀 하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다시 웃음. 물론! 오라버니 공연날<<마다>> 비가 온 건 당연히도 아니지만(무슨 기우제 지내는 박수무당도 아니고…) 비오는 날 공연했던 기억들이 워낙 강렬해서 그런 것 같다. 특히 기억나는 빗속의 공연은 역시 2007년 GMF, 2008년 과천에서 서전음과 함께하셨던 무대, 2012년 펜타포트. 작년 부천국제영화제 때도 장난 아니었지만(나 잘못 온 건가 싶었음) 그때는 이승열 아니고 욜훈이었으니까요 패스하겠습니다. 여튼간 오라버니 공연할 때 그렇게 비가 많이 왔었냐고 하시면서 내일 비 안 오면 하루 오고 하루 안왔으니까 반반 되는 거 아니냐고 하셨다. 날씨 얘기로 말씀의 물꼬를 트시는 모습을 보며 오오오 역시 음악방송 진행자다우시군…하고 천이십사번 감탄.



미소를 머금으신 오라버니 표정 :)

오라버니를 따라다닌 지 한참 됐지만(ㅋㅋㅋㅋㅋ) 여전히 이런 소년스러운 표정을 가지고 계셔서

너무 좋다ㅠㅠ 오라버니가 장난기를 드러내시면 아 지금 좀 편하시구나 싶어 나도 편해진다.

즐거운 멘트 시간ㅋ


공연 때 가끔 나타나는 '헐렁한 이승열' 모드로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더니 마지막 곡에 대한 예의를 지키셔야겠다며ㅋㅋㅋㅋ 드림을 준비하시기 시작했는데. 이때 공연이 잠깐 중단됐다. 오라버니가 노래를 부르지 않으시는데 드림이 나오네????? 무슨 일인지 알아보시러 명훈오빠 옆으로 출동. 이날 오라버니가 평소와 달리 맥북을 명훈오빠 옆자리에 두셔가지고 말이다.


이게 뭔일이야…????????

명훈오빠 표정 윗사진과 똑같으심ㄷㄷㄷㄷ 평정심ㄷㄷㄷㄷㄷㄷ

근데 두분 다 크게 당황하지 않으신 표정. 역시 이승열밴드란bbbbb


공연 전 안전교육(?)을 할 때도 방송이 원활하게 나오지 않고 여러 번 끊겼었던 터였는데 공연 중 이런 일이 생겨서 좀 당황스러웠다. 특별히 기분나쁘진 않았는데, 오라버니가 기분 안좋아지셨을까봐 좀 신경쓰였음. '나의 완벽한 공연에 이런 흠이 생기다니!!!!'라며 마음상해하시면 어쩌나 싶어 계속 살펴봤는데 특별히 엄청 나빠보이시진 않아서(물론 좋지야 않으셨겠지만) 그래도 다행이었다. CD(아니면 음원일 수도)가 재생됐다고 하셨는데 도대체 왜 그런 일이…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이러시면 곤란해요-_- 괜히 다음날도 드림 전에 긴장했잖아요-_-_-


이런 우여곡절 끝에 다시 시작된 드림은 그야말로 감동의 끝판왕이었다. 공연 전에 이 노래가 무대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제일 궁금했던 두 곡이 SMMFOT드림이었다. SMMFOT은 오라버니의 노래치고(?) 여백이 적은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무대에서 그 꽉찬 느낌이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궁금했고 동훈씨가 드럼을 친 곡이 아니라 드럼이 좀 다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었다. 드림은…하아. 생각만 해도 가슴을 부여잡게 될 만큼 아름다운 곡이었고 개인적으로는 기다림의 끝(WHY WE FAIL), 노래1(SYX 앨범)의 궤를 잇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에 나타나는 '이승열의 holiness'가 무대 위에서 충분히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공연 직전까지 그랬다. 그런데.


막상 드림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니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니다, 할 수가 없었다. I saw you와 my own 때는 눈물이 엄청 났는데, 이때는 무대에 완전히 잡아먹혀버려서 눈물도 안 났다. 오라버니의 공연을 보다가 종종 느끼는, 다른 세계에 간 듯한 느낌, 이승열이 완벽하게 존재하는 세계에 다녀온 느낌 때문에 멍했다.


전주가 시작되고 조명이 비춰지는데, 오라버니의 그 존재감이!!!! 뭐라 표현이 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한 거다. 무대를 장악했다, 위압감이 엄청났다, 이런 말들은 너무 부족해서 갖다 쓸 수도 없다. 뭐랄까, 그 무대 위에서, 아니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혼자 오롯이 완벽하게 존재하시는 듯한, 그만큼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There's a plane above us라는 첫 가사가 오라버니의 저음으로 시작되는데, 눈앞에 펼쳐지는 장면이 너무 아름다운 거다. 이것도 역시 오라버니의 공연을 볼 때 종종 느끼는, 도저히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만 같은 기분. 아니 세상에 사람이 어느 정도 멋있어야 하는데 너무 지나치게 멋있으니까…


드림이 끝날 때까지 그 느낌 하나 말고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이 전의 vulture도 엄청 압도적이었는데 vulture가 제목처럼 강렬하고 짜릿한 느낌이었다면 드림은 그야말로 성스러움, 그 자체. 노래1 처음 들었을 때의 기분이랑 좀 비슷한데 청자-자기 밖의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느낌이 노래1보다 좀더 적극적이라고 느꼈달까. 하지만 이런 말들 다 됐고ㅠㅠ 노래1도 너무 최고셨는데 드림도 너무너무 최고이신걸 보면 도대체 오라버니의 최고는 어디까지인 걸까ㅠㅠㅠㅠㅠ 이승열씨 진심으로 존경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요새드림요새의 수록곡 전체를 끝내신 후 다시 멘트를 좀 하셨고.


나도 현실로 돌아와서 다시 사진을 좀 찍었고ㅋ

ㅅㅅ →이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조명 때문에 사진이 다 붉게 찍혀서 사진마다 보정을 했더니

조금씩 톤이 다르다. 어쩔 수 없지ㅠㅠㅠㅠ

이 정도의 느낌이 실제와 유사한 것 같다.

멘트하시는 오빠를 바라보는 신드럼님.

신드럼님도 오라버니처럼 너무 잘생김///////

아까와 달리 장난기 없어지신 표정.


이날과 다음날 모두, 오라버니는 음원을 한정된 곳에서만 내게 되신 것에 대한 소견을 피력하셨다. 요새드림요새는 바이닐과 애플뮤직에서만 들을 수 있으니까요. 얘기한 김에 오라버니 음원을 구매할 수 있는 바이닐 주소: "여기". 한 번 더 써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번 다 꽤 조심스럽게 말씀하신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사실 좀더 '별 일 아닌 것처럼' 말씀하실 줄 알았음). 뮤지션이 자신의 작업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고 누군가 먼저 시작해야 하는 일이잖아요. 만약 누군가가 멜론이나 벅스나 지니나 네이버뮤직 같은 데서 오라버니 음악을 스트리밍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불평한다면, 그건 오라버니가 들이셨던 고민과 시간과 노력, 그리리고 그 결과로 태어난 작업물에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고 싶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 이승열을 뮤지션으로서 존중하거나 존경하는 마음이 있고, 이승열의 음악을 단순한 bgm이나 시즌 송이나 유행가에 그치지 않는 예술로서 존중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는 리스너라면, 뮤지션에게 충분한 대가를 치르고 그의 음악을 즐겨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또 누군가는 아니 이제까지는 계속 그런 사이트에서도 서비스했잖아? 왜 갑자기 안하는 건데?? 하고 얘기하겠지. 근데, 결국 같은 말의 반복이지만, 뮤지션이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제까지 보장받지 못했던 권리를 지금부터라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는 게 잘못인가요. 이제까지 보장받지 못했으므로 더더욱 지금부터라도 보장받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예술가가 자신의 작업이 정당하게 평가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대가를 지불하고 그의 예술 작품을 즐기는 것이 뭔가 아깝고 어리석은 행동 같으니까, 무료 혹은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그것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야말로 잘못이잖아요. 그 잘못된 생각과 관행 덕분에 소비자로서의 내가 그동안 부당하게도 이득을 취해 왔다면, 그 이득이 예술가의 손해를 전제로 가능했던 것임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아주 조금이라도 갖는 게 당연하지 않나. (비슷한 맥락에서, 가끔 플럭서스에서 오라버니 공연 티켓 이벤트를 하실 때 '제 돈 주고 공연 보기는 좀 그러니까 초대권 주세요'라고 너무나 당당하게 글 쓰는 사람들 보면 정말 인간에 대한 환멸이 목젖까지 올라온다ㅋㅋ 하아 생각만 해도 짜증ㅠ)


예술가가 예술을 해야지 왜 경제적 가치를 따지냐고 투덜대는 사람들에게는 뭐라 말할 가치조차 못 느끼겠으니 다른 말 덧붙이지 않겠고ㅋㅋㅋㅋㅋ 오라버니의 이런 결심이 나는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이런 시도를 해 주시는 분이 이승열씨라서 고맙다. 더 어린 후배들, 더 경력이 짧은 후배들이라면 쉽게 그런 용기를 내기 힘들 거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대중에게 알려지진 않을 수도 있겠지-라는 위험을 용기 있게 감수해 주셔서 자랑스럽다. 무엇보다도 오빠가 '이승열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제한된 플랫폼에서 음악이 공개되어도 찾아와서 들어주겠지'라는 신뢰를 가져주신 것 같아, 기쁘다. 오빠의 이름이 더 유명해지든 말든, 오빠의 음악을 대중들이 더 많이 알든 말든, 1도 관심 갖지 않고ㅋ 오랜 세월 묵묵히 오빠의 음악을 듣고 공연을 봐 온 사람들에 대한 오빠의 믿음이 없었다면 이런 결정을 하시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자꾸 들기 때문이다.


그러니 조금도 미안해 마시고, 불편하게 해 드렸다며 유감스러워하지 마시길. 솔직히 나는 일년이 지나든 이년이 지나든 십년이 지나든 요새드림요새의 음악이 음악포털사이트에서 서비스되지 않았으면 좋겠으니까. 그리고 더 솔직히 말하면, 요새드림요새 덕분에 바이닐을 알게 된 사람들도 꽤 있으리라고 생각한다ㅋㅋㅋ 그러니 바이닐은 이승열씨에게 인센티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읭??? 결론이 또 이상한 데로 가고 있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어진 무대.

드림과 잘 어울리게ㅠㅠ 노래1을 하셨고,

너무너무 좋아하는 어썬더가 이어졌고,

지난번 공감 때처럼ㅠㅠ 나 가네랑 곡예사 들려주셔서ㅠㅠㅠㅠㅠㅠ 또 감동의 물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세상사람들 죽기 전에 why we fail 들으세요 꼭 들으세요…

물론 V와 SYX와 요새드림요새도………

공감 때처럼 기다림을 마지막곡으로 불러주시지 않은 것도 좋았다.

기다림은 앵콜곡이라는 편견을 버립시다 세상사람들.

돌아오지않아도 불러주시고ㅠㅠ 돌아오지않아 들으면 시간의 유한함을 절감하게 되어서

지금 이 아름다운 시간이 끝나가고 있구나 싶어서…어찌나 슬퍼지는지ㅠㅠ

2017년 이승열밴드, 키보드 전영호/ 코러스 정명훈/ 베이스 이경남/ 드럼 신동훈/ 기타 윤상익/ 그리고 이승열.

내 앞쪽에 계셨던 영호아저씨와 저 뒷쪽에 계셨던 명훈오빠.

명훈오빠의 깔끔하고 단정한 목소리는 해가 갈수록 더 좋아진다.

수고 많으셨어요 :)

언제나 늘 그 자리에-경남아저씨, 감사합니다.작년 창동플랫폼61 공연 때 윤상익군 사진만 못찍어가지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왠지 죄책감느껴서 이번엔 의식적으로 잊지 않고 찍음!!!!!!!!!!

수고했어요 상익군.
이번 공연 때 상익군 기타 매우 좋았다!!

그리고 이승열.

내 인생을 망치러 오신 나의 구원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 시공간의 지배자.

VULTURE의 가사처럼, Beautiful creature이신 분.

이 목소리를 2017년까지 들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이 기타 소리를 2017년까지 들을 수 있어서 감격스럽고 ㅅ_ㅅ


첫날 멤버 소개는 (앵콜 빼고) 마지막 곡이었던 씨닉 다음, 그러니까 거의 끝부분에 하셨는데, 영호아저씨부터 차례로 돌리셨다(고 쓰니까 좀 이상하넼ㅋㅋㅋㅋ). 순서상 끝에서 두 번째가 신드럼님이었는데 내가 또 워낙 신드럼님을 특별히 아끼다보니 멤버 소개 때 티가 안 날 수 없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 보면 신드럼 때 팬들이 특별히 더 열광했던 건 2011년 메리홀 때부터였던 듯. 그때 신드럼님이 마이크 없이 부르르던 비상이 너무 인상적이었고!!!! 아직도 너무 기억나고!!!!!!!!!) 오라버니와 함께 무대에 서면서 신드럼님이 결혼도 하고 아버지도 되시는 등의 신상 변화를 겪고 계신 중이라 그런지, 오라버니가 신드럼님 소개할 때는 신상에 관한 얘기를 슬쩍 덧붙이시는 적이 아주 가끔 있다. 다른 멤버들에게는 그러지 않으시는데.


이날은 신드럼님 소개하시면서 훈남이라고 하셔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나 너무 생각지도 못한 멘트라 또 한참 웃음ㅋㅋㅋㅋㅋㅋㅋ 웃느라 평소보다 환호 못했는데 알고보면 이거시 동훈씨에게 너무 환호하지 못하게 하려는 오라버니의 빅픽처???????(일 리는 절대 없다고 믿는다) 그리고 상익군 소개할 때는 또다른 예쁜 훈남이라고 하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 엄청 웃었다. 하지만 상익군은 마지막이었으니까 열심히 환호하는 데 성공했음. 아 진짜 이승열씨 멘트가 저는 너무 좋고 너무 재미있는 것입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씨닉이 마지막이겠거니 했는데, 세상에나 앵콜을!!!!!!!!

그것도 기다림의 끝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와 너무 감동받았네.

나 가네+돌아오지 않아+기다림의 끝=why we fail 3단 콤보에다 앵콜 마지막 곡은 그들의 블루스!!!!! 오라버니 선곡 최고bbbbbbb




이날 못 쓴 얘기(예의없는 기자분ㅋㅋㅋㅋㅋㅋ 아 생각하니까 혈압이…)랑 앵콜곡 얘기 등등은 둘째날 후기 포스팅에 써야겠다. 스크롤이 엄청 길어져버렸네…아니 뭐 언제는 안이랬던 것처럼-_- 그래도 둘째날은 첫날보다 사진을 덜 찍었으니까 금방 쓸 수 있겠지하하하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