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7. 24. 00:21ㆍ흔드는 바람/즐기고
2022년 7월 22일, 54번째 라이브 클럽데이. 나에게도 오랜만의 클럽데이고 클럽데이 자체도 오랜만이었다. 솔직히 이젠 많이 늙어가지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홍대에 가면 '아 사람 너무 많음 지치고 힘듦...'하는 기분이 절로 들긴 하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뭘 딱히 해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길에서 큰소리로 듣기 싫은 소리를 주고받고 허세를 부리고 담배를 피우고 침을 뱉고 때로는 싸움을 하고(특히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등의 행동을 하는 생명체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죽죽 빠지는 기분이 들어버린다. 따라서 저 '생명체'가 '젊은이'를 가리키는 건 아님. 그냥 '놀러 나온 사람들' 특유의 그 분위기가 점점 견디기 힘든 것 같다.
하지만 이번 클럽데이는 꼭 가야 했다. 줄리아드림이 나오니까욬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줄드 공연 후기는 당연히 따로 쓸 것이고(물론 요즘은 과연 내가 죽기 전에 그동안 모아놓은 줄드 사진들을 정리하고 죽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이 커지고 있음) 오늘은 라클데를 가기로 결정한 나에게 두 번째 질문이 따라붙었던 것에서부터 시작하자. 그 질문이란 바로 줄드를 본 다음에는 어떤 공연을 볼 것인가????? 였다.
아니 줄드 다음엔 당연히 해리빅버튼을 이어서 보는 거 아냐????? 같은 선택은 내게 없었다. 이번 클럽데이의 라인업 자체는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랜만의 클럽데이가 이렇게 남자뮤지션들 퍼레이드로 구성되어 있다는 게 좀 어이없다고 느꼈던지라ㅋㅋㅋㅋ 한 명이라도 좋으니 무대 위의 여성뮤지션을 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나에게 선택은 에반스와 벨로주였는데, 부산 밴드들에 대한 무비판적 호감을 지니고 있는 나는 벨로주에 가기로 했다. 해서웨이를 보려고.
줄드 공연 끝나고 나서 해리빅버튼이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컨벤트를 빠져나가 빠른 발걸음으로 벨로주를 향했다. 벨로주는 언제 가도 좋고ㅠㅠ 입구의 벨로주 대표님을 보니 나혼자 내적 친밀감 때문에 되게 반가워서 인사할 뻔했음(인사하기 전에 이성을 붙잡았기에 망정이지 진짜로 했다면 당황하셨을 것임). 해서웨이의 연주가 막 시작된 참이었고 무대 앞으로 가는 건 쉽지 않다는 판단에 뒷쪽에서 공연을 보았다. 공연 보기 전에는 세이수미를 상상했는데(같은 부산 밴드라 그런 듯) 공연을 보고 있다보니 예전에 막 처음 나왔을 때의 아도이가 떠올랐다. 기타+보컬+남자+리더 & 베이스+보컬+여자의 구성에서 대응된다는 느낌도 들었고, 무엇보다 울림이 있는 음악의 청량한 느낌이 예전의 아도이를 떠올리게 했다. 까만 별이 가득 박힌 하늘 아래 바람 쌩쌩 맞으면서 드라이브할 때 들으면 영원히 못 잊을 것 같은 음악.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나는 면허도 없는 인간😶😶😶
음악도 공연도 찐득찐득하거나 빡센 느낌 대신 선선하고 산뜻한 느낌. 밤하늘 은하수 위에 누워 둥둥 떠가는 기분으로 공연을 즐길 수 있었다. 부산 어딘가에 자동탄산주입기나 자동환상주입기 같은 게 있는 걸까. 공연을 보는 내내 감정이 찰랑찰랑 차오르는 것 같았는데, 그 감정이 과하지도 격하지도 않아서 신기했다. 멜로디는 예쁜데 음악은 마냥 예쁘거나 예쁜 척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았고. '반짝이는 수면의 그루브'라는 말이 어떤 '기운'을 염두에 두고 쓴 말인지 알 것 같았다. 약간 뻔한 말이란 생각은 들지만 사실 뻔하지 않은 말로 음악을 표현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게다가 내가 쓴 말들은 저 말보다 훨씬 더 뻔한 말들이고ㅋㅋㅋㅋㅋ
그러니 뻔한 말은 그만 하고 이날 찍은 특민님 사진부터 올려본다. 어쩌다보니 사진을 좀 많이 찍어서 우선은 특민님 사진 1차 먼저 올리고, 특민님 사진 2차와 키위님 사진은 곧 이어 올리는 것으로...뭐 8월 되기 전에는 끝낼 수 있지 않을까...???? 나 자신에게 자신이 없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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