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6. 22:39ㆍ흐르는 강/요즘의 빵집
완연한 겨울이지만 올가을에 들렀던 빵집 포스팅을 다 못했으므로 당분간은 '올가을의 빵집' 포스팅을 계속할 예정이다. 오늘은 가을에 다녀온 도넛 가게를 포스팅할 것이다. 일산에 있는 곳이다. 원래는 도넛 가게 두 곳을 한꺼번에 포스팅하려고 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서울에 있는 도넛 가게는 다음으로 패스...
도넛을 좋아하는데 던킨은 싫어한다. SPC를 불매하기도 하지만 맛이 없다. 먼치킨은 가끔 먹었는데 그 외의 도넛은 음...늘 먹고 나서 실망했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실망한 게 2010년대의 어느날 같은뎈ㅋㅋㅋㅋㅋㅋㅋㅋ 그때 실망한 이후로 먼치킨이 아닌 던킨의 도넛은 가끔 쳐다만 볼 뿐 먹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아서 늘 '던킨 말고 다른 도넛ㅠㅠㅠㅠㅠ'을 먹고 싶어한다. 그래서 도넛 가게가 보이면 기대를 갖게 되는데,
얼마전 원마운트 맞은편 건물에 'DONUTS BUCKHEAD'라는 간판이 올라왔고, 나는 으아니이????? 라는 마음으로 가게가 열리기를 기다렸던 것이다.
밤중에 닫힌 가게 앞을 서성거리며 '언제 가봐야지' '언제 가보지' '언제 가보나' 하기를 몇달(아닐 수도 있음), 지난 가을 드디어 매장 안에 들어가는 데 성공했다. 매장 앞에 커다란 도넛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위에 가게 이름이 적혀 있는데, 그냥 저 비주얼만으로도 너무 '아니 저것은 도넛 맛집??????????'하는 느낌이 팍팍 오는 것이다흑흑흑흑흑.
이날 가게 구경 처음 하고는 와 여기 너무 대박적이니까 다음에 제대로 오자!!! 하고 마음먹었고, 결국 가을이 가기 전에 다시 들렀다. 맘에 드는 도넛들을 사서 예쁘게 선물해보겠다는 마음가짐이었음. 다 맛있게 생겼으므로 비주얼을 좀 예쁘게 해보고 싶었고요...그래서 다시 쇼케이스에 집중해보았는데.
그래서 결국 나는 이날 8개 세트와 4개 세트 두 박스를 샀는데, 4개/6개/8개를 사면 박스 포장을 해 주시고 6개 이상을 사면 아메리카노나 볼도넛 중 하나를 사은품으로 주신다고 하셨음. (지금도 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따라서 6개 두 개를 사는 것이 득이었겠지만...도넛을 살 때는 4개를 선물받으실 분과 8개를 선물받으실 분들이 엄연히 다르다고 생각했었으므로 덜 득이 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요렇게 도넛 상자를 구성했다. 나름대로는 비주얼에 신경을 써서 구성한 거지만 받으시는 분은 1도 그런 생각 안하셨겠지...뭐 애초에 그런 걸 생각하시는 분도 아니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애니웨이.
막상 박스를 들어 보니까, 여덟 개가 든 박스는 크기가 커서 그런지 입구가 자꾸 열렸다. 테이프를 붙여 주셨는데도 자꾸 열려서 들고 가는 게 좀 어려운 느낌이었다. 약간 팔락팔락거린달까;;; 좀더 단단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다음에는 여섯 개 짜리를 사야지ㅠㅠ 하고 생각했었음.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먹어보고 싶닼ㅋㅋㅋㅋㅋㅋㅋ 좋은 거 볼 때면 늘 누구한테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하면서 살아왔는데,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헛된 것😑이란 생각이 올해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다음에 꼭 얼그레이크림치즈와 오레오초코글레이즈와 피넛버터크림과 레몬크림치즈와 애플시나몬을 먹어볼 것이다하하하하하. 도넛 벅헤드 그때까지 문닫지 마시고(설마) 번창하셔서 맛있는 도넛 많이많이 만들어 주세요🤩🤩🤩
이날 도넛벅헤드에서 도넛을 살 때는 기분이 참 좋았었는데, 도넛을 선물한 이후에는 음..기분이 좀 애매해졌었다. 차라리 내가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ㅋㅋㅋㅋㅋㅋㅋ 괜히 선물했어 휴...😩😩😩😩
선물이란 건 내가 주고 싶어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나는 받기보다 주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고, 보통은 선물을 반갑게 받아주는 경우가 많으니까, 무언가를 선물한 후 괜히 했다는 느낌을 받아본 적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이날은 많이 그랬다. 나는 주고 싶어서 줬고, 주기 위해 나름의 정성이나 마음을 다했는데, 상대는 받는다는 것 자체를 기분좋게 느껴주지도 않고 심지어 받으려고 하지도 않는 상황이라면...결국 내가 무언가를 선물한다는 사실이 부담으로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거다. 나는 좋으니까 주는 건데, 내 선물 때문에 상대는 나를 싫어하게 된다는 거다. 그게 너무 슬프게 느껴졌다ㅠㅠ
내 시간과 노력이 헛되어진다는 건 그나마 괜찮았다. 어차피 헛된 일에 시간과 노력을 많이 쓰고 있으니깤ㅋㅋㅋ 근데 마음이 한번 다치고 나니까 괜찮지 않았다. 마음이 다칠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원하지 않는 선물을 한 게 문제니까 내 잘못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괜찮게 만들려고 했는데, 의지대로 잘 되지가 않았다. 그래서 당분간은 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대신 나나 좀 돌봐야겠다. 올해 왜이렇게 사람 때문에 마음 힘든 일들이 많지ㅠㅠㅠㅠ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 이래저래 곤란하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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