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2. 10. 03:33ㆍ흐르는 강/요즘의 빵집
10년 전만 해도 식사동은 내 인생과 아무 상관 없는 동네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식사동에서 직장 생활을 오래 하게 되면서 식사동 쪽의 빵집들을 하나둘씩 익히게 됐다. 사실 말이 식사동이지 내가 아는 식사동은 위시티주상복합단지를 중심으로 몇 미터 안되는 동심원을 그리고 있는 정도이지만ㅋㅋㅋㅋㅋㅋ 그래도 뭐 어쨌든 저 아래 표시한 정도의 곳들이 (내게만) 익숙한 곳들이라 할 수 잇을 듯하다. 저 중에서 제일 자주 가는 곳은 역시 식빵연구소이고 그다음이 베리굳베이글, 그다음이 후앙베이커리인 듯.
파비올라스는 자주 가지 않는다. 마음에 진입장벽이 있다. 맛있지만 비싼 곳이라는 생각이 늘 있어서 '이 가격에 굳이...'라는 마음으로 다른 빵집을 선택할 때가 많다. 하지만 업무가 몰아치던 11월말의 어느날, 파비올라스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불현듯 마구마구 들었고, 갔다.
노릇노릇 구워져 진열대에 놓인 빵들이 다 맛있어 보여서ㅠㅠㅠㅠㅠㅠ 고르지도 못하고 사진을 찍었다. 왜이렇게 맛있어보이니 너희는...실제로 맛도 있겠지...???? 우선 어떤 빵집에서나 나의 눈길을 가장 먼저 잡아끄는 소금빵부터...😍😍😍😍😍
애벌레빵 옆에는 두 종류의 빵이 묵직하게 놓여 있었는데 둘다 담백하며 맛있어보이는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나는 이들의 이름을 읽는 순간 의문에 빠짐. 우선 왼쪽 빵의 이름은 '카라멜 시나몬 헤이즐넛'이었는데. 이것이 과연 빵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름인가...이것은 재료를 나열한 것 아닌가. '카라멜 시나몬 헤이즐넛빵'이든지 '카라멜 시나몬 헤이즐넛 케익(은 아니지)'이든지 '카라멜 시나몬 헤이즐넛 도넛(도 아니지)'이든지 '카라멜 시나몬 헤이즐넛 카스테라(역시 아니지)' 등등 뭔가가 뒤에 붙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고.
오른쪽 빵의 이름인 '모카치노 브리오슈'를 읽고 나서는 도대체 브리오슈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또 빠져들었다. '소금빵'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모양이 있지. '식빵' 역시 마찬가지지. '도넛'도 마찬가지지. '크루아상(크로아상인지 크라상인지 크로와상 등등 비슷한 이름들이 수많지만)' '에그타르트' '스콘' '치아바타' '바게트' 모두 다 떠오르는 모양이 있지. 근데 왜 브리오슈는 빵집마다 생긴 모양이 다 다르냔 말이다ㅠㅠ 내가 이게 너무 궁금해서 브리오슈를 자주 검색해보는데 검색할 때마다 프랑스 빵이다, 버터가 엄청 많이 들어가는 빵이다, 뭐 이런 설명만 나오고;; '브리오슈 형태의 정석'이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해결하지 못한 채 뒤돌아서기만을 반복한다...대체 브리오슈란 무엇인가...
빨미까레는 하트 모양에 분홍색 초콜릿이 발린 빨미까레와 '전형적인' 모양의 빨미까레 두 종류가 다 있었다. 하트 빨미까레를 보고 아 이거는 또 선물용이네...하고 생각했으나(마음속에 늘 선물받을 사람이 정해져 있음ㅋㅋㅋㅋㅋㅋㅋ) 요즘은 선물하기를 자제하고 있는 기간이므로...웨이러미닛 하기로.
물론 '와 맛있겠다!' 보다 '으읭...???'하는 느낌이 먼저 들었던 빵도 없진 않다. 대표적인 품목이 이 아래의 둘.
그러나 '으읭?'도 잠시. 도넛과 스콘을 좋아하는 나는 이 코너에서 발길을 멈추고 말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결국 이날 나는 이러려고 파비올라스까지 와서 온갖 빵들을 둘러본 것인가 싶을 정도의 결론에 도달하였다. 스콘과 쿠키와 생도넛을 구매하였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생도넛은 너무 먹고 싶어가지고ㅠㅠㅠㅠㅠㅠㅠㅠ 매장에서 먹고 가겠다고 했더니 따뜻하게 데워서 트레이에 담아주셨다. 포크+나이프와 함께.
생도넛 하나인데 이렇게 아름답게 담아주셔서 처음에는 송구한 마음 반, '이럴 것까지야...'하는 마음 반이었으나, 데워주신 생도넛이 워낙 맛있어서 저 마음 대신 '이렇게 해주셔서 감사하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는 마음이 와락 들었다. 맛있는 생도넛은 그 어떤 화려한 빵보다 가치 있다고 생각함. 나중에 생도넛 먹고 싶은 날 또 가야지. 혹시나 식사동에 생도넛 파는 빵집이 또 있다면 거기도 좀 뚫어보고😋😋 여튼 가을에 빵집을 많이 다니긴 했구나 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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