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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요즘의 빵집

올가을의 빵집 (5) 연남동 서울도넛츠, 일산시장 오해피데이

cgv 홍대에서 열린 아동권리영화제에서 벌레겨울매미야행성을 보고 돌아오던 길. (나는 셋 중 야행성이 제일 좋았다. 마지막 장면 너무 눈물남ㅠㅠㅠㅠ 얘들아 꼭 행복해져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뭘 좀 먹으면 좋기는 할 것 같은데 딱히 배불리 먹고 싶지는 않아서 그냥 연남동을 쭉 걸으며 이러다가 수색까지 걸어가겠군 생각하던 차에

 

눈앞에 커다란 도넛 가게 간판이 쨘 하고 나타났다. 으읭?????

 

날은 지는데 '서울도넛츠'라는 이름은 선명하게 보이고...가까이 갔더니 오른쪽 같은 사진도 보였다. (뭐 별로 신뢰하진 않음)

 

홍대입구역에서 경의선숲길을 쭉 일자로 걸으면 이 도넛 가게를 볼 수 있는 거였구나????? 근데 이제까지는 왜 한 번도 못 봤지???????? 하는 심정으로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전에 지도부터 먼저)

 

진짜로 경의선숲길을 일자로 쭉 걸으면 됨. 숲길이 끝나고 난 지점에 있다. 좀더 자세히 보자면...
숲길이 끝나고 모래내 고가차도와 연남교 교차로가 나오는 그 지점에 서울도넛츠가 떡하니 있는 것.

 

저는 또 도넛을 좋아하는 사람이니까...홀린 듯이 들어갔는데 이미 빵이 대부분 팔려서 많이 없었다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남아 있는 것들만 겨우 찍어봄. 꽈배기도 있었는데(샀음) 꽈배기 사진은 못 찍었네.

 

내가 또 백앙금도넛을 정말 좋아해서🤩🤩 잠깐 눈이 뒤집힐 뻔함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 둘이 너무 먹음직스러워 보였다ㅠㅠㅠㅠㅠㅠ

서울도넛츠라 그런지, 도넛 이름 앞에 다 서울의 지명이 붙어 있었다. 청담, 강남, 명동 등. 체인이라 어쩔 수 없겠지만 지점마다 그 지역 이름을 붙이면 재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 봄. 여기는 연남점이니까 홍대 크림 도넛, 모래내 백앙금, 성산 핫도그...뭐 이런 식으로 하면 동네 사람들도 더 좋아하실 것 같은데. 애니웨이,

 

안타깝게도(????) 이 주에 내가 욕심많은 다람쥐처럼 집에 빵을 차곡차곡 사모아놔가지고 많은 빵을 살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두면 맛없어지는 것이므로... 그래서 엄마 드릴 꽈배기랑 내가 먹을 도넛 두어 개만 살 수 있었고 나는 이 '청담 도넛' 친구들이 가장 맛있어 보였으므로 백앙금도넛을 포기했다. 

 

청담 도넛 3형제. 역시 먹을 건 따뜻한 느낌의 필터로 찍어야 맛있어 보이는구나. 이렇게 셋을 나란히 놓으니까 너무 티가 나네요.

사실은 크림도넛과 바바리안을 사고 싶었는데 크림도넛을 무사히 가져갈 자신이 없었다ㅠㅠㅠㅠㅠ 아무리 봐도 쟤는 매장에서 먹어야 하는 애. 하지만 사장님이 어서 얘들을 판 다음 문을 닫고 싶어하시는 분위기였으므로 매장에서는 먹을 수 없었고...그래서 결국 나는 바바리안과 딸기 도넛을 선택. 다음에는 꼭 일찍 와서 더 많은 도넛을 먹어봐야지!!!! 하는 마음으로 종이 봉투를 들고 쭉 걷다가 증산교사거리가 나왔을 때 불광천 근처에 앉아 바바리안을 먹고 칼로리를 보충하였다하하하.

 

그리고 서울도넛츠 사이트에 들어가봤더니 내가 이날 보지 못한 온갖 메뉴들이 포진해 있었음. 아깝...

 

이미지 출처: 서울도넛츠 웹사이트 seouldonuts.co.kr

아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ㅠㅠㅠㅠㅠ 저는 여의도 도넛 친구들은 아예 구경도 못했다고요ㅠㅠㅠㅠㅠㅠ 초콜릿 발린 애들도 구경 못했다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억울해서 안되겠고 다음에 홍대 갔다 돌아오는 길에 꼭 다시 들러야지 하고 결심함. 

 


두 번째 빵집은 11월 마지막 토요일에 탄현의 동네책방에서 열렸던 김연수소설가님 북토크에 다녀오는 길 들렀던 오해피데이. 이날 김연수소설가님이 너무 진솔한 얘기를 많이 들려주셔서 나는 좀 울었고ㅠㅠ 독자분들이 돌아가며 자기 얘기를 들려주기를 바라셨는데 나를 드러내는 걸 너무 어색해하는 인간이다보니 말씀을 드리지 못했다. 죄송합니다 소설가님...이날 소설가님 덕분에 정말 행복했었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마음이 벅차기도 하고 쓸쓸하기도 하고(이날이 김연수소설가님을 2022년에 마지막으로 뵌 날이었기 때문에😢😢😢😢) 소설가님이 들려주신 얘기에 대해 계속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고 해서...그냥 쭉 걸었다. 일자로만 쭉 걸으면 집에 갈 수 있겠지 뭐 하는 마음으로. (뭐 완벽하게 맞는 얘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틀린 얘기도 아니고...해서 적절히 헤매며;;; 집에 왔다. 중산 쪽으로 잘못 빠질 뻔한 위기가 두어 번 있었지만ㅋㅋㅋㅋㅋ 뭐 그래도 결국은 집으로 찾아갈 수 있었을 거 같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다가 일산시장까지 도착해서 정신을 차려보니 완전 옛날 동네빵집 느낌의 엄청 정겨운 빵집이 보이는 것이다?????? 와 이거 안 들어갈 수 없지 하는 마음으로 화다닥 들어갔음.

 

위치는 저 <A> 부분. 그러니까 일산시장 입구 쪽.
저 '소보르'가 너무 인상 깊었다. 게다가 '소보르'와 팥빵 크림빵 찹쌀도넛 꽈배기 고로케가 개당 1200원이라니 이게 무슨 일이냐고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가 또 고로케 좋아 죽는 사람)

 

가게 안에 손님들이 많으셔서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고(그럴 분위기가 아니었음) 현금으로 계산하고 싶은 느낌이 팍팍 드는 가게였으나 나에겐 1원의 현금도 없었어서ㅠㅠ 쑥스럽게 고로케와 꽈배기(엄마용)를 이것저것 사들고 나왔다. 사장님 너무 친절하게 잘해주셨고 나는 여기를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함. 서울도넛츠에 다시 가겠다는 다짐보다 5배 정도 강하게 다짐함ㅋㅋㅋㅋㅋ

 

그냥 가기 아쉬워서 가게 바깥의 빵이라도 찍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뭐 이런 거.

 

공갈빵 대학 다닐 때 진짜 많이 먹었지...'어여쁜 눈으로 보고 한번에 골라주셔요'라는 안내글 너무 다정한 것이다✨
카스테라와 파운드류. 나는 저 마블 무늬의 파운드케익이 너무 탐났는데 이때도 집에 빵이 많던 시기라(나새끼 왜그랬니) 빵을 많이 살 수가 없었다. 진짜로 다시 가야지 흑흑흑.
엄청 친절하셨던 사장님. 많이 파시고 저한테도 많이 팔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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