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영화 두 편.

2024. 8. 24. 16:32흔드는 바람/보고

 
지난번에 씨네큐브에서 존 오브 인터레스트퍼펙트 데이즈를 같은 날 봤고, 그 전엔 필름포럼에서 괴물나의 올드 오크를 같은 날 봤다. 즉 요즘은 서울에 영화 보러 갈 때(라고 쓰니 정말 서울시민 안 같음…하긴 앞으로 n년 더 살면 서울시민으로 살았던 시간보다 경기도민으로 사는 시간이 더 길어지기도 할 것이고…)마다 두 편씩 보고 와야 아 나 좀 봤구나 하는 기분이 든다는 것.

뭐 생각해 보면 시네마테크KOFA 갈 때도 두 편씩 보고 오지 한 편만 보고 오는 적은 없었다. 사랑의 고고학프리 철수 리도 같은 날 봤고, 스프와 이데올로기사랑할 땐 누구나 최악이 된다도 같은 날 봤고…(그만 나열하자)

보고 싶은 영화를 보려면 특정한 영화관에 가야 하는 상황…이야 뭐 일이년 된 것은 아니라 특별할 것은 없다. 내 평생 영화를 가장 많이 봤던 대학생 시절에는 스타식스와 대한극장을 애용했었고ㅋㅋㅋㅋㅋㅋㅋ 그때도 씨네큐브와 아트하우스모모, 인디스페이스를 갔었으니까.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코아아트홀, 씨네코아, 뤼미에르, 하이퍼텍나다, 녹색극장…다 잊힌 이름들이다. 그때는 이렇게 영화관이라곤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CGV만 남는 세상이 진짜로 올 줄 몰랐지.

지금도 동네에 cgv와 메가박스와 롯데시네마가 있긴 한데(가장 가까운 건 롯데시네마) 보고 싶은 영화를 보려면 디트릭스에서 예매를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내게는 씨네큐브가 메인 영화관 같은 느낌. 근데 이제는 서울에 가는 일이 이십대 시절에 비하면 정말 확 줄었고 몇달 간 일산에만 있는 때도 심심찮게 있기 때문에ㅋㅋㅋㅋ 힌번 가면 두 편은 보고 오자는 심산이 아니들 수 없다.

 
 

애니웨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희생이 재개봉했다는데 이건 진짜 꼭 봐야 되는 영화라고 하고…지난주 이번주에 직장 일을 너무 열심히 했는데 다음주부터 3주는 업무가 지옥같이 몰아닥칠 주이기도 하고…그러면 나도 좀 살아야될 거 같고…싶어 뭐라도 해야 할 거 같았다. 지난번에 봤던 퍼펙트데이즈가 너무너무너무좋았어서 한 번 더 보고 싶던 차였기에 두 편을 같이 보거나, 아니면 희생러브 라이즈 블리딩을 보거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비포 시리즈가 요즘 다 재개봉중인데 저는 뭐 이성애로맨스도 관심없는 데다가 ‘처음 만난 사람과 대화가 잘 통해 꿈같은 하루를 보내는 일’ 같은 건 세상에 존재할 수 없다고 믿는 자라서ㅋㅋㅋㅋㅋㅋ 어렸을 때도 안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오늘 요팟시 공방을 보러 갈까 싶기도 했지만 그러기엔 너무 피곤함…ㅠㅠㅠㅠ

그래서 디트릭스를 뒤지며 근거리의 영화관들끼리 상영시간표를 매치한 결과…오전엔 아트하우스모모에 가서 희생을 보고, 오후엔 필름포럼에 가서 퍼펙트데이즈를 보았다하하하하하.
 

 

1986년 영화이지만 저는 오늘 처음 봤고요 매우 충격받았습니다 집 불타오를 때…그리고 마지막에 고센이 또박또박 말할 때… 앳나인필름에서 배경화면 이미지를 이 링크에서 공유하고 계시던데 내 아이폰 사이즈랑은 안맞아서ㅠㅠ 그냥 블로그에만 올려봄.
 

 

퍼펙트데이즈야 뭐 두말할 필요 없이 좋았고ㅠㅠ 괴물만큼 좋은 지경임. 히라야마상의 출퇴근을 좀더 길게 더 많이 보고 싶은데 왜이렇게 일찍끝나버리는 것이지🥺🥺🥺 하는 심정까지 들어서 서글펐다. 근데 필름포럼 스크린이 좀 어두운 편이다보니 씨네큐브에서 좀더 환한 화면으로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이러다 나 문화가 있는 수요일에 또 퍼펙트데이즈 보러 가는 건가 싶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이싫어서나 딸에대하여도 보고는 싶지만 퍼펙트데이즈…!!

 
 

퍼펙트데이즈 좋다는 얘기야 열심히 했으니 나중에 기회가 되면(????) 희생에 대한 포스팅도 해보고 싶긴 한데 굉장히 종교적이면서 진지한 영화라 내가 뭐 떠들 수 있을까 싶음…엄청 졸린 영화라는 글 좀 봤는데 그정도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고 보기 잘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최근 본 영화들로만 순위를 매긴다면 퍼펙트데이즈 >> 희생 > 존오브인터레스트. 세상사람들 퍼펙트데이즈보세요 두번보세요 세번보세요 저도 세번 볼거예요 아직은 아니지만 곧 그러고 싶어요 또만나요 히라야마상...아 그만 써야지 약간 미친 거 같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