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05, 롤링 22주년 기념공연 - 이승열♥ @롤링홀 [2]

2017. 3. 14. 00:16💙/언제나 내곁에


지난 포스팅에 이어지는 롤링홀 공연 포스팅.



이날 오라버니는 지난 12월 창동61 공연 때에 이어 새 앨범 수록(예상)곡인 지나간다my own을 또 들려주셨는데 두 곡 모두 너무 아름다웠다ㅠㅠ 지나간다를 들려주시며 지나가는 노래라고 하셨는데 이 노래는 '귓가를 지나가는 듯' 들을 수 있는 노래가 절대 아니라고요 오라버니. 12월 공연 후기를 쓸 때도 이 말을 썼지만 새 앨범 수록(예상)곡들은 이거 너무 대가의 노래, 거장의 노래라는 느낌이 정말 많이 든다. 이제까지 들어본 노래들(my own은 욜훈의 곡이었더라도, 검은 잎, 지나간다, 컵 블루스 세 곡은 아닐 테니까…그렇지 않을까? 그렇지 않나?;;;)이 다 그렇다.



어쩌면 V와 SYX, 그리고 앞으로 나올 새 앨범은 1-3집에서 오라버니가 던지셨던 질문들을 풀어낸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좁아져가고 좁아져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뛰어내려도 괜찮은 걸까?라고 반문하던 아도나이의 화자나 눈 가린 채로 '너'를 찾아 외줄 위를 걷고 있는 순간에도 어디로 가는지 계속 되묻던 곡예사의 화자뿐만이 아니다. 3집에 가득 차 있던 수많은 질문들…why we fail? 어떻게 이해해야 해? 위로해 주는 신은 어디 있나? 내 앞에 푸른 날들이 얼마나 더 남았을까? 이어갈 순 없겠지? 고장난 이 몸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해낼 수 있을까? 나는 그 질문들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V와 SYX에서 찾을 수 있었다.


V의 많은 노래에서는 desert world에서 끊임없이 misery를 경험하는 인간의 실존적 고통을 값싼 위로 없이 풀어낸다. 사는 건 계속해서 상처를 입어가는 과정이고, 자신의 상처를 제대로 말할 수도 없는 아픔의 연속이다. 살아있는 인간은 동시에 죽어가는 인간이기에, We're dying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V가 극한에 내몰린 패배자가 인생의 비의를 '너무 많이' 맛봐버린 후 내뱉는 냉소로 점철된 앨범이냐? 절대 그렇지 않다고 나는 믿고, 바로 그 점이 이승열 음악의 실로 아름다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V의 또다른 시선은 끊임없는 패배와 크고작은 죽음(이때의 크고작은 죽음이란 여러 인간의 여러 죽음이 아니라, 한 인간의 내면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많은 죽음을 의미한다. 육체적으로는 살아있을지라도 남에 의해, 세상에 의해, 운명에 의해 상처받는 과정에서 체험하는, 내 영혼의 일부가 죽는 경험. 그 끊임없는 죽음, 들.) 속에서도 끝끝내 '나'를 잃지 않고자 절규하는 인간에게 맞춰져 있다고 생각하니까.


인간은 위태로운 순간에도 나를 바라보는 Northern Star의 존재를 떠올리며 부르짖고, 내가 '나'라고 여기는 것을 잃을까봐 두려워하고, 그래서 내가 '나'를 잃어가도록 나를 어지럽히는 존재-someone's at the door knocking on my brain-를 향해 Don't wanna be cuckoo라고 외친다. 자신이 상처입고 바스라지고 휘둘리고 무너진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다들 나처럼 다 부서져버리라고 저주하지도, 다 부서져버릴 따름이라고 비웃지도 않는다. 자신이 서 있는 그 극한의 상황에 대해 무엇이라고라든 말할 뿐이다. 끝끝내 스스로를 완전히 놓아버리지 않고 남겨 두는 마지막 여지. 비관하기에 더더욱 놓을 수 없는, 아주 작은 가능성-민들레꽃, 혹은 데이지꽃으로 오라버니가 자주 그리시는. 그렇기에 숭고한 것이 인간의 삶이며, 그 삶을 노래하는 이승열의 음악이라고, 나는 믿는다.


SYX와 새로 나올 앨범의 몇 곡들에서는 그 숭고함과 성스러움이 더욱 짙어졌다고 생각한다. 나는 SYX을 닫는 곡인 노래1을 들으며 이승열이라는 뮤지션이자 인간이 이제까지 걸어왔던 길을 집약해 낸 듯한 노래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새 앨범 수록(예상)곡들을 들으며 노래1에서 자신의 삶을 돌이키던 이의 시선이 타인을 넘어 인간 보편에까지 닿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숱했던 치기앙금으로 가득 차 있던 이가, 배를 타고 푸른빛 물길을 가르듯 흘러가다가, 아름다운 버림을 깨닫게 되는 과정. 새 앨범에서는 그 모습을 좀더 일상적인 언어와 위무하는 목소리로 형상화하고 계신다는 느낌. 눈길의 떠돎과 영혼의 헤맴이 노래가 되고 시가 되고 사랑이 되었다는, 그런 느낌.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성스러움, HOLY함.




아 쓰다 보니까 또 오라버니의 창작 의도와는 상관없이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는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윽. 신문에 실리는 <외부 사람 칼럼>마냥 덧붙이자면→.위의 말들은 뮤지션 이승열의 생각이나 의도나 방향이나 지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고 오히려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창작자가 만들어낸 작품의 의미를 구성하는 건 리스너/독자/수용자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오히려 반대라면 좀 슬플 것 같긴 하다…흐으윽.


여튼 결론은 사실 새 앨범 수록(예상)곡들 너무 아름답다는 거고 오라버니 앨범 언제 나오든 간에 괜찮으니까 혹여라도 급하게 만드시지 말고 여유있게! 천천히!! 심사숙고하시면서!!! 오라버니가 만족하실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아름답게 빚어주셨으면 하는 것이다. 이날도 지나간다MY OWN을 듣는 내내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며(ㅠㅠ) 감동받았고 이걸 앨범으로 듣게 될 때는 얼마나 행복할까 생각했음. 동시에 오라버니의 노래가 끝나가고 있다는 게 슬프고 아쉽고 안타깝고…하 진짜 승열오라버니는 보고 있을 때도 너무 보고 싶은, 그런 존재이시니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아무래도 나는 포스팅을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네. 두 곡에 대해 쓸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릴 줄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 휴우 내존재 제발좀…




여전히 오라버니 기타의 노란리본이 잘 보여서

내 마음이 괜히 좋았다.마이크ㅠㅠ 때문에ㅠㅠㅠㅠ 이마선ㅠㅠㅠㅠㅠ 가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는 마이크 그림자가 얼굴 가림ㅠㅠㅠㅠㅠㅠㅠ

이번에는 흔들림ㅋㅋㅋㅋㅋㅋㅋㅋ 대환장.

노이즈에 대해서는…약간 포기하자는 마음이 되어버렸고…

여전히 자꾸 마이크에 초점 잡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우리 이승열씨 너무 멋있으시고!!!!!!!!!!!

이 <말하며 웃음> 너무 좋으시고!!!!!!!!!!!

이 <웃음 머금음>도 좋으니까ㅋㅋㅋㅋㅋ 그냥 다 올림.

노란리본, 손, 기타.

중간에 블베를 보시며 시간을 확인하심ㅋ

15-20분쯤 초과될 것 같다고 하셨지만 15시간 초과되어도 괜찮아요 오빠…

하지만 오빠가 안되시겠지…(하긴 15시간은 너무하다;;;)그냥 다 해주신 거 맞죠? 왜 자꾸 한 곡 정도 넘어가신 것 같은 느낌이………

(흔들)

(흔들흔들) (하지만 <말하며 웃음>이므로 그냥 올림ㅋㅋㅋㅋㅋㅋㅋㅋ)

이날 오라버니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뭐 하나 빼놓을 데가 없으셨음. 그냥 최고이고 세상제일멋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