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4. 00:02ㆍ🌸/꿈속에 있네
지난 봄의 사이키델릭 포스팅에 이어지는 글. 이날 내가 선 자리는 기타와 베이스가 측면으로 보이(기야 하지만 병규님 사진은 찍을 수 없고ㅋㅋ)고 드럼이 비교적 잘 보이는 자리였어서 평소보다 상훈님 사진을 좀 찍을 수 있었다. 세분 다 수트 입으시니 '역시!! 수트 최고!!!!!'의 느낌이었지만 상훈님이 입으신 모습은 왠지 보기 힘들 것 같아 좀 남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줄리아드림 세 분 중 겉모습으로는 가장 소년같아보이는 상훈님이 병규님, 준형님과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그동안 쭉 봐온 결과 '음 저 분이 가장 어른이야…'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ㅋㅋ 수트까지 입으시니까 더욱 >점잖은 소년<같아보이셨음ㅋㅋㅋㅋㅋㅋㅋ 평소 입으시던 흰남방 위에 재킷 하나 걸치시니까 멋있음이 +334958 되셨네.
줄드 공연이야 늘 관객들의 반응이 좋지만+_+ 이날도 좋았고. 또 오랜만의 공연이라 그런지 준형님 표정이 꽤 밝았다. 잠도 잘 못 주무신 것 같던데 표정이 밝으신 걸 보면 이분은 진짜 공연 체질이신 것인가…하지만 부디 잠 좀 잘 주무셨으면ㅠㅠ 그리고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이날 하신 목걸이도 잘 어울리셨다. 흰남방 대신 흰 라운드티를 입으시고 재킷을 걸치신 게 신의한수셨다고 생각함. 준형님은 셔츠도 잘어울리시는데 라운드티가 진짜 잘어울리심. 흰색이든 검은색이든 회색이든 간에. (물론 내가 찍은 사진에는 라운드티가 덜 잘 보인다만. 으흑흑흑)
이날 준형님은 꿈속에 있네를 부르시기 전에 이 노래를 어떻게 만드셨는지 짧게 얘기해 주셨다. 어쩌다 이 얘기 나왔더라…최근에 집 정리를 하셨는데 책상이 검정색이고 아무리 잘 치워도 먼지가 쉽게 쌓인다…같은 얘기를 하시다가 이 노래 만들 때가 생각나셨다고 했는데. 나에게 꿈속에 있네는 불안한 세계의 수록곡들 중 가장 특별한 노래(개인적인 의미가 있는 노래, 라고 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나 하고 예전에는 생각했는데, 모든 노래란 듣다 보면 '개인적인 의미'가 어떻게든 생기는 거라 '특별한'이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도 같고…)라 감사한 마음으로 들었다.
사실 이 공연 일주일 전에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작년 6월에 갔었던 서울시립승화원을 9개월만에 다시 갔었다. 처음 갔던 날도 참 맑은 날이었는데 그날은 하도 울기만 해서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어땠었는지, 어떤 행동을 했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에는 관심이 없었다. 두 번째 가는 날, 승화원 언덕을 오르고 계단을 오르며 그날 다른 사람들은 어땠었더라 하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가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데 새삼 놀랐다. 그만큼 그날 내 감정이 너무 절대적이었다는 거겠지. 내가 보고 느낀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추스리기 쉽지 않았던 거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남겨진 사람들의 슬픔은 또다른 산 자에 의해 위로받고, 그러는 동안에도 죽음은 쌓여 가고…하는 것들이 서글프면서도 쨍, 하게 마음에 꽂혔다.
그 이유 때문일까. 공연에서 꿈속에 있네를 들을 때면 아 좀 안 울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참기가 힘들었는데. 이날은 평소보다 훨씬 차분한 마음으로 꿈속에 있네를 들을 수 있었다. 조금은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아버지와 함께 작은아버지를 떠올리며, 두 분이 이제는 건강한 모습으로 행복하시기를 간절히 빌며, 작은어머니와 사촌들이 충분히 위로받기를 기도하면서.
그리고 이어진 노래는, 준형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줄드의 공연이 후반부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가위. 겨우 네 번째 곡인데 엉엉엉엉.
아 이날 준형님이 상훈님 더위 많이 타신다는 얘기 하셨는데. 저도 그렇거든요ㅠㅠ 직장에서 일 좀 하다보면 금세 더워져가지고 '아이고 더워' 하며 입고 있던 옷을 집어던져서 '안 추워요????'라는 걱정의 말씀들을 종종 들음. 이 전날인가 전전날인가 상훈님이 합주하시다가였나 공연 연습하시다가였나(그게 그거인가) "아 더워"라고 하셔서 병규님한테 "얘 시작했다 시작했어"라고 하셨다는 말씀을 들으며 속으로 막 웃음. 그래도 상훈님 덥다고 너무 창문 활짝활짝 열지 마세요 미세먼지 들어옵니다…그리고 엄청 더우셨을텐데+불편하다고 하시면서도 끝까지 재킷 안벗어주셔서 너어어어무 좋았다 나는. 세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입어주셨으면 좋겠음.
그나저나 스크롤 엄청 짧아졌는데 아직도 사진이 남았네…우선 오늘은 여기까지만 써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고 정말 나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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