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318 봄의 사이키델릭 - 줄리아드림 @공간비틀즈 <3>

2017. 3. 26. 01:55🌸/꿈속에 있네

 

쓸 말 웬만큼 다 쓴 기분인데 아직도 사진이 남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이날 <수 트>를 입어주셔서 기쁨이 너무 컸던 듯. 작년 헬로루키 때 인서트 영상에서 준형님이 <수 트> 입으신 모습을 본 이후로 계속 <수 트> 한번 입어주시면 안되나 안되나 안되나 했었으며 한대음 시상식 때 <수 트> 입으시고 모노톤즈에게 티아라를 건네받으시는 모습을 정말 보고 싶었었는데. 올해 한대음 절레절레. 작년 내 최고의 앨범들 다 외면받음ㅋㅋㅋㅋㅋ 췟.

 

사실 나는 남들이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에게 상을 주든지 말든지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좋으면 됐지 평론가들이 뭐라든간에 관심없어!! 하는 마음인데 이번에 서운했던 건 작년의 헬로루키 때와 마찬가지로 줄리아드림 세 분이 서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 그리고 하필 또 신인상을 실리카겔이 받아가지고ㅠ 혹시라도 '졌다' 같은 생각을 하시면 어쩌나 싶어 속상했었다. (지긴 뭘 져요ㅠㅠㅠㅠㅠ 라고 엉엉 울고 싶으면서도 이런 소리를 하는 건 내가 헬로루키 결선 때 줄드가 우수상 받아서 너무너무 속상했었던 탓일 거다ㅋㅋㅋㅋㅋ 솔직히 말하면 내가 작년에 줄드 공연 보면서 가장 즐기지 못했던 날이 그날이었다.) 준형님은 팬들이 서운해할까봐 걱정하셨던 것 같지만 팬으로서의 마음은 반대인 거다.

 

하지만 정말 진심으로 상관없어요. 한대음이 줄드에게 상을 주든 말든, 작년 내게 줄드는 축복이었으니까. 그 덕분에 이날도 이렇게 공간비틀즈에서 세 분이 수트 입으신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거 아냐.



얼굴 하나도 안보이지만 병규님ㅋ
키보드에 많이 가리셨지만 준형님ㅋㅋ

 

케이서스 벨라이를 앞두고 준형님은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시고, 다음 공연 예고를 하시고, 빨리빨리 공지해주시겠다고도 약속하셨다. 시국에 대한 말씀도 하시고+_+ 힘내서 열심히 살자고 말씀해주셨으니 저도 열심히 살겠습니다. 공간비틀즈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당부하셨으니 그 말씀도 잊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더블유 1집 나오고 단공 갔을 때 배선생님이 <당신들이 우리의 팬이라는 걸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달라>는 말씀을 하셨었는데 너무 인상적이어서 잊히지가 않는다. 물론 현재의 내가 '더블유의 팬'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울 수도 있지만; '열심히 해! 힘내!' 같은 쉽디쉬운 말보다 훨씬 마음에 와닿았었던 건 사실이니까. 이날 준형님의 말씀도 그런 의미에서 기억이 난다.

 

멘트하시는 리더님.
연주하실 때는 세상 진지하지만 멘트하실 때는 훨씬 밝은 표정이시고,
팬들에게 말씀하실 때는 늘 미소가 걸려 있으셔서 좋구나.
호들들의 간지도 칭찬하시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줄드의 수트간지도…bbbbbbbbbb
'팬여러분들 사랑합니다'를 맨 처음 들었을 때는 정말 충격이었음. 그런 멘트를 들어 본 적이 있었어야지 원ㅋㅋㅋㅋ
이제는 그때만큼 놀라진 않는다. 우리 박리더님 워낙 상냥하시고요 팬들에게 하트도 많이 그려주시는 분이라…



그리고, 케이서스 벨라이. 진짜 세상 멋있는 케이서스 벨라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홍대 거리 지나가는 사람들 다 붙잡아서 한번씩 억지로 들려주고 싶은 케이서스 벨라이!!!! 너무 마음에 드는 공연장에서, 수트 입으신 세 분이, 땀 많이 나셨을텐데도 끝까지 재킷을 벗지 않으시고, 쉼없이 아름다운 연주를 해주셨으며, 이날 셋리스트도 완전 좋았는데 앵콜로 댄스뮤직까지 해주셨으니…이날 집에 가는 내내 내가 뭔가 <다 이룬 듯한> 기분을 느꼈던 건 당연한 일일까. 물론 그런 기분을 느꼈다고 해서 <이제 다 이루었으니 더이상 줄드를 보러 갈 필요가 없구나…> 같은 건 절대로 아니고! 절대절대 아닌데도!! 이상하게 이날 한 '단계'가 끝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뭐랄까…매년 새로운 사람들과 새롭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 직장에 있다 보니 연초마다 어색하고 낯선 기분을 느끼는데 점점 적응해서 그 관계들에 익숙해져가다가 '아, 이제 좀 알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느끼는 기분이랑 좀 비슷했달까. 하 너무 개인적인 기분이라 아무에게도 공감받지 못하겠군…하지만 나만 뭔지 알면 되지 뭔상관임ㅋㅋㅋㅋㅋㅋ

 

줄드와 함께한 이제까지만큼이나 줄드와 함께할 앞으로의 시간들도 기대되고. 이 다음 공연에서는 또 어떤 기분이 들지도 벌써 궁금해진다. 4월에 또 만나요 줄리아드림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