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7. 18. 23:35ㆍ🌸/꿈속에 있네
5월에 있었던 줄드의 두 공연 후기를 이제야 몰아 쓴다. 하나는 합동 공연이었고 하나는 단독 공연. 사실 둘다 따로따로 쓰는 것이 맞겠지만 시간이 좀 흐른 관계로 이런저런 말 그닥 덧붙이고 싶지 않고 그냥 사진 중심으로 간단히 쓰고 싶음. 내 말 따위 많이 붙여서 뭐하나, 그걸로 줄드의 멋짐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먼저 5월 6일 토요일, 삼청동에서 있었던 단편선과선원들과 줄리아드림과 끝없는잔향속에서우리는의 합동 공연이었던 '말과 혀'부터. 사실 이 공연은 끝잔향 주관(?)으로 이루어진 공연이었다. 세 팀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_+ 정말 많이 기다렸던 날.
공연장에 좀 일찍 도착했으면 좋았을텐데 어쩌다보니 늦어져가지고ㅠㅠ 더 좋은 자리에 서지 못했다. 그리고 공연장 자체가 매우 어두웠던 데다가 원형으로 되어 있어서-음, 그러니까 뮤지션들이 원 안쪽으로 들어가고 관객들이 그 원을 쭉 둘러싼 채로 공연을 보게 되는 형태였다-사진을 찍기도 쉽지 않았다. 우선 빛을 확보할 수가 없었고(그나마 찍은 사진에도 노이즈가 노이즈가 어휴……………그냥 흑백으로 찍을걸 그랬나 싶은 마음이었음ㅠㅠ) 어떤 멤버분을 찍어도 그 분 뒷쪽에 계시는 관객분의 얼굴이 함께 찍힐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터라 에라이 때려치워-_-하는 기분이 되어버렸음. 그리고 워낙 나는 공연 중에 혼자 엄청 감상에 빠지는 타입이다보니(아오 부끄럽다 참) 뮤지션이 나를 볼 지 모른다는 것도 때때로 아주 창피한 사람인데(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는 앞쪽을 사수해야 함. 앞쪽에서 다른 거 신경 안 쓰고 '오직 공연만' 신경쓰며 보는 게 제일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혼자가 제일 편함. 누가 중간에 말 걸고 자기 감상 얘기하고 하면 방해받음. 하 사회성하고는 진짜=_=) 이게 뮤지션뿐만 아니라 뒷쪽의 관객들 얼굴까지 같이 보이니까 괜히 부담스럽더라. 내 얼굴도 저렇게 잘 보이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하지만 공연 자체는 매우 좋았다! 뭐 언제나 좋지만ㅋㅋㅋㅋㅋ 세 밴드의 우정 같은 것이 막 느껴지기도 했다. 우정 같은 말 사실은 신뢰하지 않지만(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것) 그날은 함께 공연을 만들어가고 음악을 해나가는 동지로서의 끈끈한 느낌 같은 게 느껴져가지고 되게 좋았다. 그때도 이렇게 셋이 모이는 공연 다시 보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역시 볼 수 있을 때 봐야 되는 것.
줄드는 뭐 늘 그렇듯이 최고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편선과선원들 너무 좋고 너무 재미있었지만 역시 줄드가 최고라서 그 세트에 집중력을 다 썼더니 사실 끝잔향 때는 나의 집중력이 매우 흐트러져 있었음. 반성합니다. 공연 중간에는 거의 사진을 안찍었고(찍어봤자 망할 것임을 단편선과선원들 찍어보면서 깨달았다) 공연 시작 전에 좀 찍었다. 이날은 내가 섰던 자리에서 상훈님이 가장 잘 보여서 상훈님 사진이 제일 많음. 이런 날도 좀 있어야지 그럼그럼.
그로부터 3주가 지난 후 공간비틀즈에서 열린 줄리아드림 2017년 단독공연 Hello, My Friend. 처음에 공연 제목 보고 혼자 이런저런 생각을 했었지, 이 friend란 누구일까. 멤버들이 서로를 부르는 것일 리는 없고(뭐하러?) 팬들을 부르는 건가(뭔가 뻔한 대답).
그러다가 새 포스터가 나오고 나서(이 위의 사진은 최초 버전의 공연 포스터) '본 공연의 모든 입장 수익은 한부모가족지원센터를 통해 기부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줄드가 기부하기로 한 그분들-저소득 모부들을 Friend라 부르고 있는 건가 보다 싶었다. 진짜 친구는 아니더라도, 친구를 대하는 마음으로 기부하겠다는 마음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그 Friend가 누구든 상관 없다. 의미 있는 공연을 줄드가 한다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공연에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 그 공연을 위해 준비해주신 분들, 그 공연 자리에서 함께 줄드의 음악을 즐기신 분들, 그 공연으로 인해 도움을 받으실 분들, 그리고 그 공연의 주인공인 줄리아드림, 모두다 Friends라고 할 수도 있는 거지 뭐. 왠지 위아더월드 느낌이긴 하지만…;;;;;
디씨에 줄드 갤러리가 생겼는지(디씨 끊은 지 꽤 된 사람=나) 갤러리에서 단공을 축하하는 화환과 굿즈를 준비해주셨다. 줄드 세 분이 좋아하셔서 나도 좋았음. 그리고 어쨌든간 다른 팬들을 위해 무언가를 나누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공간비틀즈도 좋았고 단공답게 그동안 듣고 싶었던 줄드 노래들을 실컷 들을 수 있었던 것도 아주 좋았다. 물론 실컷이라는 말은 그저 표현일 뿐 실제로 '실컷' 듣는 일은 없다 들어도 들어도 좋으니까욬ㅋㅋㅋㅋ 실제로 이날의 셋리스트는 아주 어마어마했음.
Jam + 만선+ 망자의 바다 + My Queen
Intro + Minor Extacy
River of Dark
섬집아기 + 꿈속에 있네
피어라
Casus Belli (Bossa Ver.)
아지랑이 + 우리의 봄
가위 Part 1 + 2 + 3
Casus Belli + 어떤 전쟁
Encore
구원의 세계 Part 2
날개를 접었네
어제처럼 그렇게
Dance Music
Jam으로 시작해 초반부터 만선과 망자의바다의 마이퀸이 몰아치더니 마이너 엑스터시에 리버오브다크까지 해서 아주 카리스마넘치는 무대들이 이어졌고 잠깐 숨을 고르듯 섬집아기로 시작하는 꿈속에있네가 이어졌다. 앞의 노래들 다 좋으며 꿈속에있네는 좋은데다가 특별하므로(개인적으로) 아주 아름다운 초반부ㅠㅠ 그리고는 화환을 보내주신 디씨 줄드갤이 협찬(?)해주신 굿즈 추첨 시간이 있어서 편안한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뽑힐 거라는 기대야 당연히 하지 않았음. 저는 평생에 이런 당첨운이 없는 사람입니다아하하화화화화화화화화.
이후 시작된 선물 추첨 시간! 준형님이 먼저 이 시간에 대해 설명을 좀 해주신 후 병규님이 뽑으시고 증정하셨닼ㅋㅋㅋㅋㅋㅋㅋ
이 모든 상황을 기록하고 계시는 인성님과 저 멀리서 '모자란 형들 실수하지 마라'는 눈빛으로 지켜보고 계시는 좐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좐님 왜이렇게 동생이신데 형님같으시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모 말고 태도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연 때는 잘 몰랐는데 공연 끝난 후 봤더니 이날 클로즈업을 내가 엄청 많이 했더라????? 내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 가깝게 보고 싶었나보다;;;;; 내가 뮤지션이면 이런 팬 좀 싫을 것 같은데(-_-) 내가 팬일 때는 자꾸 이러게 되니까 참 스스로에게 곤란함. 하지만 이렇게 렌즈로 땡기는 대신 가까이 다가가지는 않지 않는가????? 하며 자기합리화를 해보도록 합니다…물리적 거리를 좁히거나 집적대지는 않으니까하하하하하하;
단공에서나 들을 수 있는 어쿠스틱 버전의 연주들도 당연히 좋았다. 피어라 좋고 Casus Belli 좋은 거 굳이 말할 필요도 없고요. 신곡인 아지랑이와 우리의 봄을 들으며 지금의 이 순간이 아지랑이처럼 곧 사라지겠지, 하는 생각을 나도 모르게 했다. 그렇지만 우리의 봄을 들을 때마다 이 헬로 마이 프렌드를 기억할 수 있을테니, 다행이다 싶었다. 아름다운 것은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거라는 뻔한 말따위 굳이 덧붙이지 않더라도. 어쩌면 내가 굳이 이렇게 공연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도, 그 유한한 아름다움을 조금이나마 붙잡아놓고 싶은 발버둥인지도 모르지.
웃으시는 준형님, 관객들과 시선을 맞춰주시는 준형님을 보며 셔터를 누르는 것도 같은 마음의 발로인 것. 이렇게 웃으시는 모습, 관객들을 따뜻하게 바라봐주시는 모습, 기억하고 싶은 거다. 잊지 않고 싶은 거다.
비록 때때로 이렇게 톤이 다른 사진이 나오더라도ㅋ
세상 좋아하는 Casus Belli를 한 번 더 들을 수 있었던 것도 너무너무 좋았고ㅠㅠㅠㅠㅠ 아 진짜 케이서스 벨라이 없이! 그냥 끝나면!! 너무 서운한 것이니까요!!!!! 마지막 곡이었던 어떤 전쟁 이후로도 앵콜을 네 곡이나 들을 수 있어서 진짜 배가 다 불렀음ㅋㅋㅋㅋㅋ 줄드 단공 매주 했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구원의 세계 Part 2 뒤로 날개를 접었네, 어제처럼 그렇게 두 곡이 이어지는 걸 들으며 다들 눈치챘을 것임. 진짜 마지막곡은 댄스뮤직이구나 하고ㅋㅋㅋㅋㅋ
Hello, 라고 반가운 인사를 건넬 수 있게, 따뜻하고 즐거운 공연 해 주셔서 참 감사했다. 덕분에 5월의 마지막 주말에 따뜻한 기운을 나눠받을 수 있었고, 비장한 기분으로 6월을 준비하자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음.
돌아오는 길, 바닥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보며 (저걸 하나하나 다 떼어내야 할 좐님과 인성님을 걱정하고) 꽉 찬 마음으로 웃을 수 있었다. 우리의 봄이 줄리아드림의 봄이면서 줄리아드림과 함께 한 나의 봄이어서 기쁘다. 이렇게 된 김에 우리의 여름 우리의 가을 우리의 겨울도 다 내주시면 아주 좋겠네 봄여름가을겨울 내내 줄리아드림 생각을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러고도 아직 남은 클로즈업 사진들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좋지만 준형님이 보시면 소스라치실듯…혹시 보시더라도 못 보신 걸로 해주십쇼………………………
그리고 이날 가장 내 마음에 드는 준형님 사진. 초점 안맞고 흔들렸지만 그냥 이 표정이 너무 좋았다. 자주 보고 싶은 준형님 표정. 지금 어디엔가 계실 준형님의 표정도 저것이었으면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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