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02 wbs 80일간의 인디여행 시즌2 세 번째 공개방송 - 줄리아드림 @브이홀

2017. 8. 3. 19:17🌸/꿈속에 있네


지난 2월 27일에 줄리아드림이 원음방송의 '밴드피플 라디오스타'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했었다. (그때의 영상: "여기") 그 인연 때문인지, 원음방송에서 주최하는 <80일간의 인디여행 시즌2> 공연에 줄리아드림이 참to the여. 5월 단공을 마치고 박리더님이 '그가수분' 공연차 일본에 두 달간 다녀오셨기 때문에, 이거슨 올여름 줄드의 첫 번째 공연. 그리고 올여름 내가 간 줄드의 유일한(ㅠㅠㅠㅠㅠ) 공연. 


8월 2일 라인업 너무 최고인 거시다ㅠㅠㅠㅠㅠㅠ


공연은 여덟시 시작이었다. 일곱시까지 입장번호를 나눠준다고 해서 일찍 가려고 했는데 내가 늘 그렇듯 게으름피우다가(-_-;;;;) 요즘엔 공연 보기 전에 엠넷 잠깐 틀어볼까 하다가 늦는 적이 많다 흐어어. 정신차리고 브이홀로 ㄱㄱㄱ. 날은 진짜 너무너무너무 더웠지만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어차피 에어컨) 버스 안에서 목이 꺾이도록 잤닼ㅋㅋㅋㅋㅋ


이날 줄드는 첫 번째 순서였고 나는 20번 중반대의 번호를 받아서 당연히 앞줄에 못서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냥 뒤에 앉을까 했는데 그래도 왠지 줄드는 앞쪽에서 봐야 할 것 같아(이상한 책임감) 무대 바라보고 오른쪽 둘째줄에 서 있었다. 보통의 줄드 공연 때면 준형님 앞쪽. 그리고 보통 줄드 공연 보러 갔을 때 내가 서는 자리. 병규님이 안 좋은 건 절대 아닌뎈ㅋㅋㅋㅋㅋㅋ 자주 이렇게 섰더니 이게 익숙함.


그러니까 이것이 나의 시야. 그래도 평소보다는 중앙이긴 하다?

준형님의 기타!!! 처음 뵙겠습니다!!!!!


번호표 받으려고 도착했을 때가 여섯시에서 여섯시 반 사이쯤이었는데, 그때 줄드가 리허설을 하고 있었다. 공연장 밖에서 만선을 들으니 나 줄드 보러 왔구나!! 하는 실감이 새삼 났다. 지금이 2017년 8월 초니까 내가 줄드 보러 다닌지 14개월째가 된 건데 덕통사고 났던 작년 7월 4일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이상은 반드시 줄드 공연을 봐 왔다. 그러다 올해 6, 7월에 두 달을 쉰 거니까 11개월 채우고 두 달 쉰 셈인데, 그 두 달이 엄청 길었던 것 같은 기분. 올해 5월이 아닌 작년 8월로 동기화된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줄드가 무대에 올라왔을 때 되게 반가우면서도, 우왕 낯설어…같은 느낌이 아예 없지는 않았었는데!



그래도 준형님 얼굴이 나빠보이지 않아서 아주 좋았다.지금부터의 세 장은 같은 사진을 확대한 거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같은 표정ㅋㅋㅋㅋㅋㅋㅋㅋ

오히려 윗 사진이 더 초점 잘맞음ㅠ

세 장 중에 팔찌는 제일 덜 흔들림ㅋ

상훈님 안경쓰고 오셨는데!! 이건뭐 한 열살 어려지신 느낌??????

준형님 이런 셔츠는 처음 본 것 같다. 잘어울리셨어요!


공연 전에 밴드피플 라디오스타의 DJ 허진씨와의 인터뷰가 있었다. '한국의 핑크플로이드' 같은 얘기를 하셔서 준형님 피식 웃으심. 나야 이럴 때 사진 찍는 사람이니까(=_=) 사진을 좀 찍었다. 준형님 표정도 좋았고 카메라로 볼 때의 프리뷰 색감은 마음에 들었었는데 막상 집에 와서 파일 확인해보니까 프리뷰로 본 거랑 느낌이 너무 달라서ㅠㅠ 계속 보정했는데도 딱 마음에 드는 느낌으로 잘 안 됐다. 그냥 이 정도로만ㅠㅠㅠㅠ 더이상 어쩔 수가 없고 이거시 한계인 듯함 흐어엉ㅠㅠㅠㅠㅠㅠㅠ



사이키델릭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음악에 대한 얘기 하실 때의 준형님에게서는 늘 진심이 느껴져서 좋다. '진정성' 같은 말 싫어하는데 따지고 보면 '진정성'이란 말이 무슨 죄가 있나, 그 말을 너무 가볍게 함부로 쓰는 사람들 때문에 싫은 거지. 그런데 음악 얘기를 하실 때의 준형님에게서는 정말 순수한 진정성 같은 게 막 느껴진다. 정말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지금도 잘하는 음악을 더 잘하고 싶어하는 의욕과 진심이 목소리와 눈동자에서 마구마구 쏟아진다. 그래서 돌아오는 길에 준형님의 표정이 떠오르면, 나보다 더 어른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어쩌면 저 분은 저렇게 진지하고 진심일까. 나는 저분처럼 무언가에 진심으로 진지했던 적이 몇 번이나 있었을까. 막 자아성찰하게 되고ㅠㅠ 참 우리 리더님 멋있어 음.


인터뷰의 마지막 질문은 병규님에게 넘겨졌다. DJ분이 병규님과 개인적인 인연(진짜 너무 사적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있다며 기습공격함. 병규님 질문 받으시고는 화들짝 하신 느낌이었지만(그래서 2월 벨로주에서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불안감이 급상승했었음) 당황하지 않았던 것처럼 인터뷰 마무리 잘하심. 역시 순발력있으셔…



그리고 드디어 기다린 공연 시작. 첫 곡은 만선. 만선 처음 듣는 것도 아닌데 왜이렇게 반갑닠ㅋㅋㅋㅋㅋㅋㅋㅋ 두 달 말고 2년만에 듣는 기분이었네.


이날 상훈님 귀여움의 정점 찍으심…

아니 이날 도대체 왜이렇게 귀여우셨지.

오랜만이라 그런가ㅋㅋㅋㅋㅋㅋㅋㅋ 당황스러웠네 진짜.

내 근처의 줄드 처음 보시는 관객분은 상훈님 대학생인 줄 알더라…그렇다고 굳이 말 걸어 고쳐주진 않았음. 저 오지랖 없어요…

근데 이날 준형님도 귀여우셨다는 게 포인트.

그래서 더 예전 생각 났나. 나는 줄드 처음 봤을 때 '뭐야 너무 잘해서 귀엽잖아!!!'하고 생각했던 사람ㅋ


공연 전에 허진씨가 작년 헬로루키나 올해초 대중음악상 얘기를 언급하기도 했었는데, 준형님도 멘트하실 때 헬로루키 얘기를 하셨다. 작년 6월에 헬로루키 예선을 치르셨던 곳이라고 하시면서. 웅 그러고 보니까 그러네…싶어서 집에 돌아와 작년 헬로루키 예선 때 동영상도 돌려봤다. 나도 진짜 한심한 게-_- 브이홀에서 공연 보면서도 줄리아드림에게 브이홀이라는 곳이 어떤 의미일지에 대해 떠올리지 못한 거다. 내가 그날 와서 공연을 본 게 아니니까. (작년 6월 13일이면 휴…아직 정신 못 추스리고 있었을 때다) 이래가지고 어디 가서 줄드 팬이라고 말할 수나 있겠나 싶고.


리더님 멘트 중.

너무 귀국하자마자 안쉬고 바로 공연하신다…싶긴 했는데

그래도 생각했던 것만큼 피곤해보이시진 않았다.

다행 ·‿·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자주 생각하는데, 작년 여름을 떠올릴 때도 그 생각이 많이 든다. 불안의세계 앨범을 엄청 좋게 듣긴 했지만 공연에 가야겠다는 적극적인 동기가 크지 않던 때에(줄드 때문이라기보다는 당시의 내 상황 때문), 7월의 헬로루키 예선에서 줄드가 우승을 했고, 7월의 헬로루키로 ebs 공감홀에서 공연을 하게 됐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그 공연에 당첨됐고, 게다가 그날은 부담 없이 직장에서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날. 생각보다 별로여도 너무 실망하지 말아야지 하고 마음먹었었는데(이건 내가 원래 세상만사에 기대가 거의 없다시피한 인간이라 그렇다. 줄드에게는 문제가 0.00001도 없음. 오직 내 문제ㅠ) 이건 뭐 너무 좋아가지고 충격받았고,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7월말에 바로 단공이 있었고, 또 운 좋게 비교적 빨리 예매할 수 있었고, 그래서 앞쪽에서 볼 수 있었고, 단공도 너무 좋았고…


그러다 어느새 정신을 차려 보니 지금처럼 되어 있었네. 어쩌면 이렇게 작년 여름, 나는 운이 좋았을까, 줄드와의 타이밍이 잘 맞았을까.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다. 일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준형님은 '2년 전에는 지금 연주할 노래로 떨어졌었다'며ㅋㅋㅋㅋㅋㅋㅋ 웃겨주심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말씀을 하시면! 제가!! 2015년의 가위를!!! 또다시 새삼 찾아보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그리고 가위를 이어 주셨다. 나에게 가위란 가장 최근의 라이브가 늘 최고의 연주인 노래. 이날도 마찬가지. 준형님이 이날 처음 만나본 기타와 함께 연주하시는데 호흡곤란 올 뻔. 이제까지의 가위 중에서 베스트. 그런데 아마 다음 공연 보면 또 다음 공연이 베스트일 거다. 이런 의미에서 가위는 참 신기하다. 어쩌면 이렇게 늘 최근이 베스트일 수 있을까.



가위의 여운이 끝나기도 전에 마지막 곡이라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케이서스벨라이를 해주신다고 하여ㅠㅠ 헛웃음이 다 나왔다ㅠㅠㅠㅠㅠㅠ 아니 뭐 만선가위케이서스벨라이도 짧은 노래는 아니니까 이런 공개방송 치고 너무 짧은 건 아닌 거 맞긴 한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8월에 이렇게 세 곡밖에 못듣는 거임??? 하는 생각 때문에 너무 서운해가지고. (물론 케이서스벨라이어떤전쟁을 이어 주셨으니 정확히는 세 곡이 아니다) 준형님이 12일날 이태원에서 단공하신다는 말씀을 여러 번 해 주셨지만 그 공연에 가지 못하는 나는 공연 말씀하실 때마다 너무 죄송하고 아쉽고 그랬다. 이거슨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그냥 타이밍이 나쁜 경우.


비록 8월에는 이렇게 한 번밖에 줄드를 못봤지만 9월에는 그보다 조금 더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선 그 전에 세 분이 미국 투어를 건강하게 무사히 즐겁게 잘 다녀오셨으면 좋겠고! 솔직히 요즘 같은 때(ㄷㄴㄷㅌㄹㅍ ㄷㄷㄷㄷ) 미국이라니 많이 걱정되지만 시애틀은 괜찮겠지…싶다가도 어딘들 레이시스트파시스트KKK들이 없겠나 싶어 또다시 걱정되고ㅠㅠ 하지만 이런 걱정이 무색하도록 잘 다녀오셨으면 좋겠다. 이번에도 미국 다 부수고 오시길!! 그리고, 이날의 케이서스벨라이+어떤전쟁은 역시 페이보릿답게 멋졌다!!!! 이후에도 여러 밴드가 나왔지만 됐고 이날도 줄드가 최고였다!!!! 반론 됐고요 안받습니다// 줄리아드림 안들어본 사람이랑 겸상 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