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의 빵집: 동대입구 태극당🤩

2021. 8. 3. 00:28흐르는 강/요즘의 빵집

코로나 이후로 한동안 태극당에 못 갔는데 6월 마지막 일요일에 진짜로 오랜만에 가봤다. 태극당 생도너츠도 먹고 싶고 고로케도 먹고 싶고 무엇보다 모나카 아이스크림 완전 먹고 싶어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동안 엄청 가보고 싶었었는데!! 드디어!!!!!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로 나가자마자 보이는 <과자 중의 과자 태극당> 쨘쨔라쟌!!!!!

뭘 고를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선지, 태극당 스테디셀러가 친절하게 안내되어 있지만(저 중 나의 픽은 역시 모나카아이스크림과 버터빵!!!!!!) 오랜만에 태극당 왔는데 구경부터 해야겠다 마음먹은 나는 당연히 튀김빵류 쪽으로 이동했다. 이쪽에는 또 내가 매우매우매우 좋아하는 생도너츠와 고로케가 있음. 꽈배기와 튀김꽈배기 류도 있다.

 

이것이 엄선된 스테디셀러. 버터케익도 한번 사보고 싶긴 한데 집에까지 들고가기가 영 그래서ㅠ 심지어 또 여름이다보니ㅠㅠ


역시나 도너츠와 고로케들이 사이 좋게 모여 있었다. 잡채고로케 카레고로케 핫고로케. 카레는 언제나 옳은지라 카레고로케 앞에서 늘 망설이다가 잡채고로케를 선택하는 편. 그리고 저 중간에 구멍이 있는 '튀긴 도넛'도 매우 좋아한다. 어렸을 때 동네 시장 튀김빵 좋아하던 입맛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쪽에는 찰도너츠 소보로찰도너츠 깨찰도넛 코코넛도너츠. 그 옆에는 또다른 튀김빵류가 봉투에 얌전히 잘 들어가 있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다 사오고 싶은 심정ㅠㅠㅠㅠ 예전에는 성심당 명물처럼 여겨졌던 튀김소보로가 이제는 일반적인 아이템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 (뭐 사실 저 '예전'이 진짜 까마득한 예전이라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써놓고 나니 좀 쑥스럽기도 하다 허허허허허)

 

그리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생도너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 뒤의 설탕 발린 팥도너츠도 맛있지만 역시 나는 이 생도너츠를 제일 좋아한다. 태극당 생도너츠는 다소 비싼 감이 있긴 하지만(하나에 이천원이니까 흑흑) 그래도 맛있는 건 사실. 물론 생도너츠는 어디에서 만들어 파는 걸 먹어도 맛이 크게 다르진 않다고 생각한다만ㅋㅋㅋㅋㅋㅋ

 

이쪽은 엄마가 좋아하는꽈배기. 패스츄리꽈배기는 한번도 안먹어봤는데 어떤 맛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튀김빵류가 전시(??) 아니지 진열되어 있는 쪽을 욕망 가득한 눈길로 구경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이날의 아이템을 고르기 위해 태극당 중앙으로 이동했다. 쫘라락 살펴보면서 무엇을 사들고 돌아갈지 고민.

 

파네토네와 팡도르도 이제 웬만한 빵집에는 다 있는 것 같다. 태극당에는 애플파네토네라는 빵이 있었다! 당연히 맛있겠지!!!!!!
빵 속에 떡이 들어있는 것들. 사실 나는 이런 것보다는 그냥 떡이나 그냥 빵을 좋아하긴 한다.
언젠가 사봐야지 하고 늘 지나치는 것들. '휘낭시에'와 '프리앙쇼콜라'. 둘다 귀엽다.
다쿠아즈도 언젠가 사봐야지 하면서 지나치는 것들 중 하나. 선물하려고 살 때는 종종 있는데 나 먹으려고 사는 적은 거의 없닼ㅋㅋㅋ
보통은 '붓세'라고 하는데, 태극당에서는 '붓세이'라는 이름으로 팔린다ㅋㅋㅋ
보름달 빵의 더 부드러운 버전이 아닐까 싶은 나포나. '나포나'라는 이름도 태극당 아닌 곳에서는 본 적이 없다.
빵 속에 든 떡보다 훨씬 맛있을 것 같은 구운찹쌀떡. 붉은 것이 더 맛있어 보이는 건 당연한 건가.
콘브레드 맛있는 건 진리. 초코칩콘브레드는 더 맛있는 것ㅠㅠㅠㅠㅠ
양갱고메브리첼 너무 궁금한데 맛없으면 너무 슬플 것 같아 선책하지 못함... 그냥 기대를 유지하며 사는 걸로...!!!!!!!!!!!!!!!!!!!
한조각짜리 버터빵도 당연히 맛있지만 나는 한조각으로 모자라기 때문에 한줄짜리로 선택ㅋㅋㅋㅋ 냉동실에 넣고 얼려먹으면 존맛입니다ㅠㅠ
치즈번과 메론빵도 늘 궁금해만 하고 최종 선택 때는 고르지 않는 빵들안데 언젠가는 먹게 되려나, 멜론을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데 혹시라도 잘못 집었다 진짜 멜론맛 크림 같은 걸 먹게 될까봐 메론빵은 특히 더 안 고름, 모양은 예쁘지만,
홍국쌀롤케익도 쟨 뭔데 저렇게 비싸 하는 마음으로 늘 보기만 함. 얘도 너무 한입거리라 만약 산다면 한줄을 통째로 사고 싶은 것이 나의 마음.
이렇게 이쪽 쇼케이스를 빙그르르 한바퀴 돈 다음 옆으로 이동.

사실 이날은 작은 빵 말고 긴 빵(이라고 쓰니까 좀 이상하네)이나 큰 빵(이라고 써도 여전히 이상하네)을 살 생각이었기 때문에 길고 큰 빵들이 놓여있는 쪽으로 가서는 좀더 본격적으로 살 것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냉장보관된 빵들도 사고 싶었는데 날이 더웠고 나는 지하철을 이용해 일산까지 돌아간 후 지하철역에서 걸어서 집으로 갈 계획이었기 때문에 가는 길에 빵이 상할까 염려되어 차마 고르지 못했음. 흑흑.

이날 확신의 1픽은 버터빵. 아까처럼 한입거리 말고 줄버터빵으로. 이거슬 얼려먹으십시오 세상사람들.
한동안 피너츠빵과 덴마크빵 사이에서 고심.
' 고소한 피넛버터와 건포도가 풍부하게 들어간 진한 피너츠 빵'인 피넛츠를 선택할 것인가
'부드러운 카스텔라 시트가 빵 사이에 피넛버터와 함께 들어 있어 쨈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인 덴마크를 선택할까 고심한 결과 덴마크를 선택.
그러다가 덴마크 옆에 놓인 오란다빵에도 눈길이 갔다. 오란다빵은 '사각사각 씹히는 실한 사과잼이 카스텔라 안에 쏙 숨어 있'는 빵. 다음에는 너를 고르겠다.
오란다빵도 이렇게 조각으로 포장되어 있으므로 정 먹고 싶으면 저 조각을 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래도 저건 너무 감질나단 말이다ㅠㅠ
식빵을 살 마음은 정말이지 1도 없었지만 그래도 식빵은 둘러봐주는 것이 예의. 블루베리식빵과 밤식빵!
이렇게 식빵친구들이 모여있는 쇼케이스를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본 후... (너희는 사지 않을거야야야야야야 하지만 맛있겠구나나나나나...)
언젠가 선물해야지(뭐 내 선물의 대상은 늘 같은 분ㅋㅋㅋㅋㅋㅋㅋㅋ) 하는 마음을 안고 쿠키가 진열된 코너로 이동. 버터쿠키도 당연히 맛있겠지만 내 원픽은 오른쪽의 '호두슈가사두에'.
2픽은 언제 어디 것을 골라도 늘 비슷하게 성공하는 프로켄트류. 왼쪽은 쇼콜라프로켄트, 오른쪽은 아몬드프로켄트.
3픽은 아몬드프로켄트 옆에 있었던 쇼콜라쌀쿠키 그리고 역시나 무난하게 맛있는 랑그드샤. 
흑임자앙금과자는 모험의 느낌이 좀 나고... 아 맛이야 있겠지만 그래도......
참깨트이루는 바삭바삭 맛있을 듯. 초코쿠키야 뭐 당연히 맛있겠고.
호두강정을 제일 선물해보고 싶긴 한데 너무 달까봐ㅠ
치즈아몬드프로켄트는 약간 과하다는 느낌이 있어서 덜 눈길이 간다. 아몬드프로켄트 있으니까 치즈프로켄트로 만들었으면 어떨까 싶기도 한데 왠지 아몬드나 쇼콜라보다 덜 맛있을 것 같은 그냥 예감뿐인 느낌...
사실 이것은 선물하지 않고 그냥 내가 먹고 싶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에게 선물하면 되겠군.
이쪽이 쿠키 쇼케이스. '받아가세요 영수증을'이라는 문구를 쳐다보고 난 후라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영수증을 받게 됨.

그리고 이날 정말 사고 싶었지만 날씨 때문에 사지 않고 겨울을 기약한 냉장보관필수빵들.

빵집에서 파는 미니햄버거류는 늘 맛있어 보이는데 한 번도 먹어본 적이 없다. 겨울을 기약함.
에그샐러드 너무 매력적이고ㅠㅠ 생크림소보로는 앉아서 게눈감추듯 먹어치울 수 있는 빵이지만
늘 가장 오래 눈길이 머무는 것은 야채사라다빵. 제일 좋음ㅠㅠ 어렸을 때도 사라다빵(샐러드 아님)을 그렇게 좋아하더니 나이먹고도 흑흑.
언젠가는 이것을 꼭 선물해야지 다짐하면서 고심고심하여 고른 빵들을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그리고 이날 가장 먹고 싶었던 모나카아이스크림을!!!!! 함께 주문!!!!!!!!!!!!!!! 처음부터 이것은 먹고 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북적북적한 매장 구석에 자리잡고 포장을 뜯었다.

 

내가 태극당 인스타에서 모나카 사진을 볼 때마다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그렇게 먹고 싶었던 것이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제돈주고 사먹은 것이니 영수증과도 함께 찍어보고... (누가 사주면 진짜 좋겠다만ㅋㅋㅋㅋㅋㅋㅋㅋ 됐어요 제돈주고 사먹겠습니다)
어헝어엉헝허엉허엏ㅇ허엏엏어헝어어엉헝헝헝허어헝 맛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행복한 마음으로 모나카를 해치우고 태극당을 나서니 여전히 하늘은 맑고 내 기분은 하늘처럼 말끔하고. 왠지 아쉬워서 뒤돌아봤다가 빵 그림들을 예쁘게 붙여놨네 하는 마음으로 다시 돌아서려는 순간,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장면이 그려진 그림에 눈길이 갔다. 정확히는 그 그림의 문구, '직장은 내 생명줄이다.'에.

 

그리고 찬찬히 바라보니 그림 속의 사람들은 태극당의 노동자분들인 듯했다.

직장에서의 보람을 여느 때보다 영 느끼지 못하고 있는 올해를 살면서 하 직장 무엇인가... 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하고 있는 중이라 저 '직장은 내 생명줄이다.'라는 문구가 유독 눈에 띄었다. 아 그래 직장은 내 생명줄이야 소중히 여기자!!!!! 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면 당연히 거짓말이고(너무 심한 뻥) 그래 직장이 있으니까 이렇게 맛있는 빵도 먹고 맛있는 모나카도 먹을 수 있는 것이니 너무 의미 없고 보람 없다 괴로워하지 말고 내가 해야 하는 것들이나 할 수 있는 것들을 지금처럼 꾸역꾸역 열심히 해치우며 살자, 정도의 생각을 하며 귀가하는 스스로를 다독였다. 나는 월요일이 오면 또다시 정시출근해야 하는 직장인이고 이날은 출근일을 하루 앞둔 일요일이었으므로.

 

태극당이 자신의 생명줄이라는 마음은 지나치게 비장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생명줄은 내 생명줄이고 직장은 직장이라고 하는 게 더 편안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 생명줄은 직장이 아니라 이승열쿨럭쿨럭쿨럭) 그만큼 사명감이나 책임감을 지니고 업무에 임하자는 다짐이겠거니 여기며, 사명감을 발휘해 맛있는 빵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들어주시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계실 태극당 직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적어 본다. 태극당 본점 앞으로도 오래오래ㅠㅠ 저기 있어서ㅠㅠㅠㅠ 계속 맛있는 빵과 맛있는 모나카 먹을 수 있길. 그러기 위해 나새끼 열심히 일하도록 합시닼ㅋㅋㅋㅋㅋㅋㅋㅋ 불평불만 작작 하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