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소박한 박스(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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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팬을 선택할 수 없어요."
이 글 전체가 뒷북이거나 뜬금 없는 소리일 수도 있는데, 올해 들어 내가 하기 시작(했지만 싹이 튼 지는 오래 된 듯)한 고민 혹은 생각이라 블로그에 좀 적어두려고 한다. 나중에 통째로 없앨 수도 있겠지만 그건 뭐ㅋㅋ 그때 하기로 하고. 월요일이니 편한 일주일을 위해서는 직장에서 야근을 좀 했어야 했는데 일찍 왔다. 소닉붐X아르마딜로 들으려고. 그저께 본 줄리아드림 공연의 여운이 남아서 어젯밤에 poulzzak님이 찍어 올리신 신도시 공연 영상 중 댄스뮤직(솔직히 이런 건 하루에 열번씩 봐야 한다. 그래서 "링크"도 걸어놓을 거임!!!!)을 계속 돌려 봤다. 아니 이놈의 여운이 당최 없어지질 않잖아요. 근데도 그 음악이 너무 좋은데다가 음원은 없어서ㅠㅠ 오늘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자마자 영상을 몇 번 더 ..
2016.08.22 -
『엄마. 나야.』, 그리고.
엄마. 나야. 라는 책이 나왔다는 걸 알게 된 건 다른 책을 주문하러 알라딘에 갔을 때였다. 앞부분 조금밖에 읽지 못했던 진은영 시인과 정혜신 박사의 대담집 천사들은 우리 옆집에 산다 덕분에 세월호에서 희생된 학생들의 생일을 안산에 있는 치유공간 이웃에서 챙겨주시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던 터였다. 생일 모임 때마다 시인들이 아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생일 시'를 써준다는 것도 그 책을 통해 알게 됐었다. 사실 그 때는 반신반의했었다. 진은영, 정끝별, 김소연, 김민정,허수경, 신미나, 나희덕…같은 시인들이 이렇게 아이들을 잊지 않고, 아이들을 위한 시를 써 주고 계시다니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우선이었지만 마음 한 켠에는 과연 그 시가 정말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시일까? 하는 생각이 남았다. 아무리..
2016.01.01 -
잘 지내나요, 마왕.
히든싱어 신해철 편을 보고 있다. 첫 화면을 볼 때부터 눈물이 났는데 계속 그렇다. 닦으면서 보고 있다. 사실은 두 번째 보고 있다. (그리고 굳이 덧붙이자면, 재즈카페 빼고는 다 맞혔다) 작년 이맘때도 참 많이 울었다. 10월말부터 11월 내내, 그냥 이름만 봐도 눈물이 났었다. 삶도 그렇게 치열했던 그에게, 죽음도 왜 그런 방식으로 왔었어야 했을까. 왜 그는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빨리 가야만 했을까. 참 억울했었다. 그러면서 스스로 놀라기도 했었다. 이렇게 나에게 신해철이 이렇게 중요했던가? 나는 고스를 듣지도 않았고, 넥스트 공연 한 번 가 보지 않았고, 그의 모든 말과 모든 행동을 다 좋아하지도 않았었는데. 근데, 그 시절에는 그랬다, '가요 좀 듣던' 나는 공일오비와 넥스트와 전람회와 토이를 들..
2015.10.25 -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문인 1217인 성명
당신들을 지지합니다. 한국사 국정 교과서에 반대합니다. 단일한 지식 체계를 학생들에게 주입하려는 모든 시도에 반대합니다. ‘역사를 해석할 자유’, ‘역사를 상상할 자유’를 위해 단일한 역사교과서에 반대한다. 지난 10월 12일 정부는 역사 교과서를 검정에서 국정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가 선정한 집필위원들이 기술한 단 하나의 역사를 전국 중고교에서 가르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통합’과 ‘건전한 역사관’ 육성을 이유로 들었으나 궤변이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는 친일·독재 권력이 민주·독립의 역사를 침탈하고자 하는 폭거일 뿐이다. 친일과 독재의 후예라는 역사적 과오를 지우고 미화하여 미래 세대의 정신을 볼모 잡으려는 술수이다. 우리의 입을 막고 손발을 묶어 정권의 노예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우리의..
2015.10.20 -
11개월 전, 김연수소설가님의 글.
2014년 4월 16일, 그 이후로 1년이 지난 지금, 11개월 전의 이 글을 다시 읽는다.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여전히 나는 잘 모르겠지만, 그저 읽고, 쓰고, 말하고, 기억할 수밖에, 없다. 원문의 출처는 http://yeonsukim.tumblr.com/post/85822384391 “인간은 비루하고, 인간은 치사하고, 인간은 던적스럽다. 이것이 인간의 당면문제다. 시급한 현안문제다.”라고 소설가 김훈은 에서 썼다. 지난 4월 16일,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 4백 명이 넘는 승객을 남겨둔 채, 팬티 바람으로 조타실을 빠져나와 해경에게 구조되는 선장을 TV 화면으로 지켜보는데, 그 문장이 떠올랐다. 분명, 그 순간 선장은 비루하고 치사하고 던적스럽게 보였다. 그러나..
2015.04.13 -
양재동 서울연인단팥빵+_+ 우우우웅bbbbb
단팥빵 주제에 뭘 줄 서서 사먹어-_-라고 생각하면서도 한 번 먹어보고 싶긴 했던 서울연인단팥빵. 얼마전 양재 근처에 다녀올 일이 있던 차에 들렀다. 3호선에서 신분당선쪽으로 이동하는 길에 매장이 아담하게 있었다. 생각보다 크진 않았고, 직원이 네 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직원분들이 앞쪽에서는 주문을 받고 포장을 해주셨고, 뒷쪽에서는 열심히 빵을 굽고 계셨다. 빵 굽는 곳이 오픈되어 있어 빵냄새가 솔솔. 호두통단팥빵(얘가 기본), 고구마앙금빵, 밤앙금빵, 유자앙금빵 : 1800원 자색고구마앙금빵, 단호박앙금빵, 크림치즈빵 : 2300원 야채빵, 팥소보루빵 : 2500원 크림치즈소보루빵 : 2800원 이라니까 마음 편히 많이 사놓고 먹을 수 있는 가격은 사실 아니다. 보통땐 이지바이에서 700원짜리 튀김..
201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