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소박한 박스(82)
-
110126-27, 혼자서 겨울바다 보고오기! (2)
영진 바닷가는 주문진보다 더 작고 단촐해 보였는데, 나는 묘하게 이곳이 맘에 들었다. 주문진이 좀더 '잘 조성되어 있는' 느낌이라면 이곳은 좀더 외지고 약간은 인공적인 느낌이 덜 났달까. 갈매기들이 엄청 많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은근히 DSLR 들고 오는 사람들, 가족끼리 혹은 친구들끼리 잠깐 놀러온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렇게 한참을 논 후에야 드디어 보헤미안으로 고고씽. 시간이 이만큼 지났으니 아까 그 단체손님들 다 돌아갔겠지? 하는 마음으로 영진 해변을 떠났다. 만약 단체손님들이 그때까지 남아있었다면 내 일정은 완전 망하는 거였다ㅋ
2011.01.30 -
110126-27, 혼자서 겨울바다 보고오기! (1)
요 몇년 새 '더 나이 먹기 전에 이건 해보자'라는 게 점점 늘어간다. 로망이랍시고 갖고 있던 것들을 게으름부리며 비현실 속에 계속 파묻어두지 말고, 직접 경험의 영역으로 좀 불러와보자 싶은 거다. 혼자 당일치기가 아닌 여행을 다녀오는 것도 오랫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는데, 이번 겨울 드디어 실행에 옮겨 보았다. 지난주부터 갑자기 몸이 막 근질근질한 거다. 1월 안에 어디든 꼭 갔다와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마구마구 일어나는데, 게으름&귀찮음을 동반자 삼아 평생을 살아온 내게는 엄청난 일이다ㅎ 처음에는 강릉과 춘천 중 한 곳을 갔다오려고 했다. 김유정역과 김유정문학관을 보고 오든지, 박이추선생님의 보헤미안에 다녀오든지. 근데 보헤미안이 바닷가 근처에 있다는 게 참 끌렸다. 이 나이를 먹도록(계..
2011.01.29 -
생명의 강 살리기 문화예술인 1550인 선언
강은 강처럼 흐르게 하라 우리는 문화예술인이다. 풀잎의 조그만 움직임에서 우주의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우리는 문화예술인이다. 여기,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선언한다. 수십 만 년 이어져 온 강산이 파헤쳐지고, 그곳에 깃든 생명들이 속수무책 죽음으로 내몰리고 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어지는 죽음의 행렬을 보라. 단양쑥부쟁이 뿌리가 포클레인의 삽날에 잘려 나가고, 꾸구리가 집단 폐사하고, 맹꽁이가 말라 죽었다. 이제 청둥오리, 쇠오리, 고니, 원앙, 수리부엉이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주검 옆에 강바닥에서 퍼낸 오니퇴적물과 흙더미가 산을 이룬다. 무엇을 위한 파괴이며. 무엇을 위한 살생인가. 자연을 파괴와 죽음으로 몰아넣고서는, 인간 역시 그 운명을 벗어날 수 없다. 어떠한 화려한 수사로도 죽음의 ..
2010.08.23 -
한국영상자료원 & 영화박물관 견학기 (3)
아, 이 견학기가 이렇게 길어지다니; 오늘은 마지막으로 90년대와 2000년대의 전시물들, 그리고 기타 부대 시설들에 대한 포스팅! 특별 전시로 한국 영화 속의 여성 캐릭터들에 관한 전시와 공포영화 특별전시가 한쪽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공포영화 특별전시는 소리가 너무 살벌해서(거의 사람 죽일 듯한 소리;) 못 들어갔고, 한국 영화 속 여성 캐릭터들만 한번 둘러보았다. 그리고 나서 부대시설도 간단히 둘러 보았다. '무성영화체험극장', '영상의 원리 체험방', '애니메이션의 방'이 있었는데, 우선 '무성영화체험극장'부터. 시간이 넉넉하게 있었다면 무성영화를 여유롭게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금방 둘러보기만 해야 했어 좀 아쉬웠다. 아아, 이 포스팅이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다ㅠㅠ 구경하는 사람도 많지 않..
2010.08.09 -
한국영상자료원 & 영화박물관 견학기 (2)
처음엔 우선 내부를 연대별로 한바퀴 쭉 돌았다. 한국에 영화라는 게 처음 들어온 때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1945년까지의 게시물은 지난번에 대충 올렸고, 그 이후 한국 영화사를 둘러보면서 내가 흥미롭게 보았던 것들을 쭉 올려보자면... 아이고. 90년대 이후의 전시물들과 다른 것들은 다음에 올려야겠네-_- 은근히 박물관에 구경할 것들이 많았다니까ㅋㅋ 이렇게 사진을 보다보니 왠지 다시 가보고 싶어진다. 어쨌든간 아직도 남은 내용은 다음에 더 이어서!
2010.08.08 -
한국영상자료원 & 영화박물관 견학기 (1)
얼마 전 한국영상자료원 내 시네마테크 KOFA 2관이 독립영화상설 상영관으로 바뀌었다. 앞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관객들이 독립영화를 만날 수 있게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래서 7월 말부터 '독립영화 재개뵹'이라는 이름으로 2010년 상반기에 개봉했던 독립영화들을 상영하는 행사를 벌였다. 매우매우 보고 싶었으나 보지 못했던 영화들이 꽤 있었기에,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지난주 수요일에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한국영상자료원(KOFA)에 다녀왔다. 홈페이지에 수색역 2번 출구에서 DMC 방향으로 걸어오면 20분쯤 걸린다는 설명이 있기에 그것만 믿고 수색역에서 내려 걸었다. 근데 말이 20분이지, 한창 해가 쨍쨍한 낮 2시에 20여분을 걸어가려니 생각보다 너무 힘든 거다. 길은 왜이리 멀게 느껴지는지. 고..
201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