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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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우리 비혼하게 해주세요
많이 늦게 올라간 11월 특집 "가족주의보"에 쓴 글. 잠정적으로 나의 마지막 특집글. 우리 비혼하게 해주세요 작년까지만 해도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은 나를 둘러싼 그 무엇과도 충돌하지 않았다. 비혼이라는 나의 상태가 진행 중이며 앞으로도 쭈욱 지속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 나에게 그 명제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었고 참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조금 바뀌었다. 어머니는 결혼에 전혀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듬직한 총각 하나 팔짱 턱 끼고 집에 인사시키러 온 적도 없는 딸내미에게 슬슬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내 나이에 결혼은 개뿔, 이라며 말대답하는 것으로 넘어갔던 전략은 나와 동갑인 엄마친구아들녀석이 몇 달 전 휘리릭 결혼식을 올리면서 효력을 상실했다. 처음엔 남자 안 만나..
2006.12.05 -
061127, 이즈음에.
1. 지지난주, 감기에 걸렸다. 주말까지 앓았고, 덕분에 일요일과 월요일 수업 직전까지 미친듯이 보고서'들'을 써야 했다. 그러고 나니 감기가 재발했다. 이를 갈며 약을 챙겨먹고 살펴보니 컴퓨터도 주인 몸 꼴처럼 고장나 있었다. 이번달 초부터 블루스크린이 가끔 뜨길래 '또 왜이지랄?'하고 말았는데 결국 탈이 난 것이다. 금요일 내내 "컴퓨터에 치명적인 damage가 발생해서 강제종료하겠으니 어쩌구저쩌구..."하는 메시지와 함께 블루스크린이 10분마다 떴다. 버럭버럭 빌게이츠 욕을 하며 결국 XP를 덮어깔았는데 윈도우 설치 중 컴퓨터가 계속 다운되었다. 27분, 17분이 고비였다. 어떻게 운좋게 13분까지 갔는데 MSDLL.DLL 파일이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또다시 다운되었다. 또다시 MS를 저주하며 재시..
2006.11.27 -
061026, 이즈음에.
1. 난 세상에 '한경희스팀청소기'가 하나인 줄 알았다. 이렇게 다양한 모델이 있을 줄이야;;;;;; 2. 카즈 축하. 야구 정말 모른다. 웨인라이트가 저럴 줄, 위버가 저럴 줄, 수판이 저럴 줄, 누가 알았겠냐고. 3. 처음 보는 사람인데 한 번 보고 안 볼 것 같으면 너무 친절하게 내지는 하지 않아도 될 말까지 하는 못된 버릇, 이젠 좀 고치자. 좁은 세상, 어디서 또 볼지 모른다. 4. 식사마는 유승안처럼 편한 마음으로 마구마구 욕할 수가 없다. 무슨 뜻인고 하니, 욕하고 화를 내면서도 이미 그 사람은 내 머리 꼭대기 훨씬 위까지 올라가 있는 존재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분이 마냥 깔끔하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건 말도 안되잖아!! 하고 화를 내며 게임 혹은 분위기를 보고 있다 보면 그 ..
2006.10.26 -
060928, 이즈음에.
1. 26년 마지막회가 업데이트됐다. 그동안 안 나오던 눈물이 한꺼번에 다 나왔다. 아이고. 이거 어디 눈이 아파 잠이나 자겠냐. 그냥 1회부터 한번 쭉 다시 볼까...하고 있다. 지금 '전사모'는 뒤집혔다고 한다. 저기서 '전'은 당연히 전두환이다. 다음 아고라의 추천글 목록에는 전두환 칭찬하는 글이 몇 개나 올라와 있다.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또다시 느낀다. 강풀을 좋아하진 않지만, 강풀의 창작물은 참 맘에 든다. 그의 창작물을 볼 때마다 상상력과 치밀한 구성의 힘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과 재주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힘이 센 건 이야기 그 자체인 것 같다는 생각이, 나이를 먹을수록 더 강해진다. 그나저나 26년의 영화 판권이 괴물을 만든 영화사(갑자기 이름이 생각 안나는군..
2006.09.28 -
060804, 이즈음에.
1. 요즘은 날이 너무 더워서 만사가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나는 보통 꿈도 잘 안 꾸고 쭉 자며 한번 잠이 잘 들면 아랫층에서 불이 나도 '모른다 나는 잔다~' 하는 인간인데(알람 하나로는 절대 어림도 없는) 요즘엔 어찌나 더운지 자꾸 이상한 꿈을 꿔서 죽겠다. 더워서 블로그에 뭐 쓰기도 귀찮고 심지어 야구도 가끔 못 본다. 그냥 덥고 귀찮고 덥고 귀찮고 덥고 귀찮다 ㅠㅠ 2. 언니네트워크 반상근을 정리하고 있다. 어제 조제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겨우 1년 했는데 훨씬 오래한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더니 조제 왈 "짧은 시간에 너무 압축적으로 해서 그래." 하하하. 조제는 물론이고, 함께 일했던 어라,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주었던 운영위원 언니들(특히 푸근), 그리고 언니네트워크 사람들. 정리..
2006.08.04 -
060718, 이즈음에.
3박 4일의 일정은 지나갔지만, 캠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제 대강 했지만 여전히 뒤죽박죽인 짐 정리가 남았고. 결산이 남았고. 보고서 작성이 남았고. 평가회의가 남았고. 전체 뒷풀이가 남았다. 오늘은 자기 전까지 영수증 양식을 숙소에 보내고 출석확인서를 참가자에게 보내야 한다. 아, 여성재단에 전화해서 돈도 달라고 해야 해 -ㅅ-;;; 평가회의 준비도 해야 하고. 윽. 다녀오면 다 끝난다고 생각했었는데. 잘못 생각한 게지. ...사실 좀 버거웠다. 세세한 것 하나하나까지 왜이리 속을 썩이던지. 짜증이 나더라도 잘 드러내지 않으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드러내버렸다. 누구도 나에게 미안해할 필요 전혀 없는데 왜 그랬는지. 이놈의 까칠한 성격 ㅉㅉㅉ. 첫날과 둘째날, 특별히 나쁜 일도 없었는데 계속 혼..
2006.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