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드는 바람/읽고(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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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3월, 읽은 책들.
총 43권이다. 그 중 온다 리쿠의 책이 네 권. 온다 리쿠의 책은 그냥 읽게 된다. 좋아하는 작가냐고 물으면 글쎄다...라고밖에 대답할 수 없다. 읽고 나서 와 역시! 하고 감탄하는 일은 별로 없는데(그보다는 어이쿠 이런-_- 할 때가 더 많다) 이번엔 어떤 얘길 썼나 한번 볼까? 하는 정도의 호기심을 늘 갖게 해 주는 작가랄까. 이렇게 말하면 온다 리쿠 팬들은 외람되다 하겠지만 불량식품 먹는 기분으로 읽는 듯 하다ㅎ 요시모토 바나나도 좀 비슷하지만, 요시모토 바나나는 온다 리쿠보다 책의 기복이 덜한 것 같다. 온다 리쿠 책의 기복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어떨 땐 진짜 막 책을 던져버리고 싶어져ㅋㅋㅋㅋㅋ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이용한, 북폴리오 무지개 요시모토 바나나, 민음사 무더운 여름 위화, 문..
2010.05.03 -
[박 상] 이원식 씨의 타격폼 (2009, 이룸)
이원식 씨의 타격 폼 박상 지음/자음과모음(이룸) 잘 모르는 작가의 책을 대할 때는 설렌다. 지인의 추천이나 인터넷 서점의 설레발, 호평 일색의 신문 서평에 이끌려 약간은 강요받는 기분으로 책을 집어든 것이 아니라, 온전한 나의 의지로 어떤 소설을 읽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라면 더더욱 설렌다. 작가에 대한 배경 지식이 없을수록 설렘은 더 크다. 이 작가는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일까, 호기심을 가지고 책장을 넘긴다. 작가가 소설 속에서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에 대해 열심히 이야기하고 있다면, 설렘에 반가움이 더해진다. 이 사람도 나처럼 이걸 좋아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작가에 대한 호감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싫어하는 것까지 비슷하다면 호감은 더 커진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의 ..
2010.02.16 -
[위화] 무더운 여름 (2009, 문학동네)
무더운 여름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문학동네 학생 시절에 문학 관련 수업을 들을 때마다 자주 들었던 얘기 중 하나. 단편 소설은 짧은 소설이고 장편 소설은 긴 소설이지만, 단편 소설과 장편 소설의 차이는 단지 그 물리적 길이뿐만이 아니라는 것. 단편 소설은 짧기 때문에 인간 내지는 삶의 한 부분을 아주 특징적이고 압축적으로 포착할 수 있어야 하고, 장편 소설은 긴 분량 속에서 입체적인 인물의 총체적 삶을 개연성있는 이야기와 치밀한 구성을 통해 종합적으로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뭐 당연한 얘기다. 하지만 분량상 분명히 장편임에도 불구하고 우연에 의존한 이야기, 단편적인 인물의 모습, 허술한 구성으로 이루어진 소설이 워낙 많은 탓에, 장편 소설과 단편 소설의 성격을 떠올리며 작품을 읽는 일은 별로 ..
2010.02.14 -
[아일린 페이버릿] 여주인공들 (2009, 민음사)
여주인공들 아일린 페이버릿 지음, 송은주 옮김/민음사 아일린 페이버릿의 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 특히 이른바 '세계 문학 작품'이라 불리는 소설들을 읽느라 어린 시절의 밤을 바쳤던 여성 독자들에게 꽤 흥미로울 법한 책이다. 소설 속 인물들의 굴곡 많은 삶에 마음아파하거나 분통터져했던 소녀들, 제목만 떠올려도 향수가 절로 일어나는 폭풍의 언덕,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마담 보바리, 주홍글씨...등등을 읽으며 캐서린 워쇼와 캐서린 오하라, 보바리 부인과 헤스터를 그려보던 소녀들이라면 '그녀들을 직접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은 해 보았으리라. 나 역시 왜 제인은 로체스터에게 돌아간 걸까, 조는 진심으로 로리랑 에이미 사이를 축복했을까, 존시는 자신을 살려준 마지막 잎새가 그림이었다는 걸 깨닫고도 건강하..
2010.01.30 -
2009년 9-12월, 읽은 책들.
참 빨리도 정리하는-_- 작년 막판 네 달 간 읽은 책들. 우선 리스트 업. (책 링크는 스프링노트에서 만든 표를 구글문서에서 수정하는 과정에서 다 없어졌다. 이게 더 좋은건가, 흠) 에도가와 란포 전단편집1에도가와 란포/ 두드림 뮤스가의 살인 애거서 크리스티/ 황금가지 깨어진 거울애거서 크리스티/ 황금가지 열 세 가지 수수께끼애거서 크리스티/ 황금가지 회랑정 살인사건히가시노 게이고/ 랜덤하우스 별에서 온 아이 오스카 와일드/ 펭귄클래식코리아 나를 기억하고 있는 너에게윤상 글, 김기홍 사진/ 엘컴퍼니 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아지즈 네신/ 푸른숲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 기욤 뮈소/ 밝은세상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장영희/ 샘터 슬럼독 밀리어네어비카스와루프/문학동네 요노스케 이야기요시다 슈이치/ 은..
2010.01.11 -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비채, 2007)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 한강 지음/비채 가을이 되면 이율배반적인 두 개의 욕구가 마음속에서 자꾸 부딪는다. 쌀쌀한 날 털실로 짠 숄처럼 어깨에 두를 수 있을 것 같은 따뜻한 목소리와 가까이 하고 싶어지다가도, 사람을 '부르르' 떨게 만드는 날서고 쨍한 목소리를 마구 섭취하고 싶어진다. 작년 이맘때는 심보선의 시집을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었다. 그의 '슬픔이 없는 십오 초'를 우연히 웹에서 읽고 나서 십오 초의 열 배 정도 되는 시간 동안 멍하니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고, 곧이어 '삼십대'와 '청춘'을 찾아읽은 후 참으로 오랜만에 생존하는 시인의 시집을 구입했었다. 이번 가을엔 평소에 잘 읽지 않는 에세이에 자꾸 손이 간다. 지난주에는 아지즈 네신의 , 장영희 님의 을 읽었다. 아지즈 네신의 책은 유쾌했고, ..
2009.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