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드는 바람(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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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헬로루키 본선 @ebs space 공감홀
연휴가 끝나는 마당에ㅠㅠ 지난주에 헬로루키 본선 보면서 악기 세팅 중에 찍어본 사진들. 큰 의미 없는 사진들이라 원래는 지난번 포스팅에 덧붙여놓으려고 했는데 줄드 얘기가 너무 길어져서 거기에 붙일 수가 없어졌다. 그래서 그냥 따로. 몇 장 안 되는데다가 초점도 안맞추고 찍은 것인데다가 그냥 내가 까먹지 않으려고-_- 올려놓는 거라 보정도 안함. 사이즈만 줄였을 뿐ㅋ 줄리아드림 빼고 이날 가장 기억에 남는 밴드는 단연 로바이페퍼스. 로바이페퍼스랑 줄리아드림 이어서 보니까 속이 탁 트이는 느낌이었다하하하하하. 다른 밴드들이 못했다는 게 절대 아니라 개취라는 의미임. 너무 직업적인 멘트이긴 한데;; 수련회 가서 반별로 장기자랑 하는데 옆반에 멋있는 애들이 멋있는 거 엄청 멋있게 하는 느낌이었다. 실리카겔이랑 ..
2016.09.18 -
[윤희상] 다시, 바다에서
다시, 바다에서 -윤희상 눈을 감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없다 내가 있어야 당신이 있다 내가 없다면 이 세계도 없다 바람이 불지 않더라도 떠나야 한다 부러진 돛도 돛이다 다친 사람도 사람이다 아픈 사랑도 사랑이다 사는 것이 힘들더라도 다짐해야 한다 바다가 물고기를 만든 것이 아니라 물고기가 바다를 만들었다
2016.08.08 -
[이성복] 세월의 습곡이여, 기억의 단층이여
세월의 습곡이여, 기억의 단층이여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날들이 흘러갔다 강이 하늘로 흐를 때, 명절 떡살에 햇살이 부서질 때 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날들이 흘러갔다 흐르는 안개가 아마포처럼 몸에 감길 때, 짐 실은 말 뒷다리가 사람 다리보다 아름다울 때 삶이 가엾다면 우린 거기 묶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아픈 것은 삶이 우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라는 선언만큼이나 더 마음에 와닿는 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날들이 흘러갔다는 구절이다. 일상의 순간순간, 지금의 시간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해 본 적이 과연 내게는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비일상 속에서야 자주 그런 순간들을 맞닥뜨리지만 일상 속에서는 그런 마음을 가져본 적이 거의 없다. 비루한 시간들을..
2016.08.08 -
[김경후] 문자
문학동네시인선050 기념자선시집 을 훌훌 넘겨 보다가 뭐에 맞은 듯이 페이지 넘기기를 멈췄다. 이 시를 발견하고나서. 누군가의 모국어로 태어날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도 잘 안되는 상상. 시적인 상상. 다음 생애 있어도 없어도 지금 다 지워져도 나는 너의 문자 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이다. -김경후, 「문자」
2016.08.06 -
상상 라디오(이토 세이코, 영림카디널, 2015) + 416의 목소리.
얼마전 트잉여짓을 하다가, 누군가 리트윗한 프레시안의 트윗 하나를 보았다. "우리 이야기 들어줄 한 사람이 있다면…"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이 팟캐스트 방송을 합니다. '416의 목소리' 여러분이 귀 기울여주세요. https://t.co/HFLmqoJyoV—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PRESSIAN_news) 2016년 1월 14일 링크를 따라 들어가서 읽어본 기사에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이 '416의 목소리'라는 팟캐스트 방송을 시작한다는 소식이 실려 있었다. 매주 1회씩 총 14회로 구성될 것이며 정혜윤PD가 제작을, 김탁환 소설가·함성호 시인·오현주 작가가 진행을 맡는다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이 방송의 부제, '내 이야기를 들어 줄 한 사람이 있다면'이었다. 이야기를 들어 줄 한 사람..
2016.02.14 -
[리스트] 2015년, 읽은 책들.
2015년에는 최근 몇 년간 꾸준히 해왔던 알라딘 신간평가단을 그만두었다(나는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거지만 다음에 선정될지 안될지는 내가 정할 수 없으니 그만두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읽으려고 들쳐봤던 책은 이보다 훨씬 많지만 끝까지 다 읽어낸 책은 이만큼이다. 시집과 인문서를 좀 더 많이 읽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웹툰이 단행본으로 출판된 책을 많이 읽었고, 마스다 미리 언니의 책을 여전히 많이 읽었다. 처음 이 언니를 알게 된 건 수짱 시리즈를 통해서였고, 다른 책들도 좋았지만 '아무래도 싫은 사람'과 '주말엔 숲으로'가 너어어무 좋았어서 이후의 단행본들도 계속 찾아 읽어 왔다. 재작년에는 이 언니의 책이 너무 많이 쏟아질 때 좀 화가 나기도 했고(내가 좋아하는 '책'이 '상품'으로서 다루어..
2016.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