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드는 바람(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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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버터플라이] 깊은 밤 안개 속
얼마 전 3호선 버터플라이의 EP "Nine Days or A Million"이 나왔다. 하도 여기저기서 끝장이라고 하기에 '얼마나 좋나 들어보자'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남상아가 모베 사운드로 돌아오겠거니 했던 터라 조금 의외이기도 했고. 근데, 이건 뭐...듣자마자 머리가 멍해져버렸다. 와! 이런, 남상아. 세상에나...같은 말밖에 나오질 않는다. 돌려 듣고 돌려 듣고 또 돌려 들어도 가슴이 터질 것 같더니 결국엔 눈물이 나 버렸다. 올해 들을 음악이 너무 많다고 지난번에도 포스팅했는데,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얼마 전 양양 노래도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꽤 괜찮았고 좀 있으면 루시드폴 4집도 나온다 하고…암튼간 이 노래 , 10년된 밴드의 내공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곡이다. 개인적으론, 그간 꺼져가고..
2009.12.07 -
091129 스왈로우 Sunday Concert @카페 벨로주
우선 공연 끝나고 받은 기용님 사인 인증샷부터. 자세히 보면 날짜가 다 다르다. 기용님이 세 장 중 가장 먼저 3집에 사인을 하시면서 "오늘이 며칠이죠?"라고 하셨다. 갑자기 멍해져서 그냥 가만 있으려니(아 이건 뭐 바보도 아니고ㅠㅠ) "아 29일이지"하시면서 날짜를 쓰셨다. 그런데 2집에 사인하시다가 11월을 12월로 잘못 쓰셔서 급수정하시더니 날짜를 26일로 써버리셨다. 그리고 마지막에 사인해주신 1집엔 아무렇지 않게 '11월 26일'이라고...하하; 그 결과 11월 29일날, 12월 6일날, 11월 26일날 각각 사인을 하나씩 받은 것 같이 되었다. 뭐 상관없다. 날짜가 뭐 그리 중요하리. 그저 좋다 으하하하하. 사실 일요일 공연은 굉장히 부담스럽다. 일요일날 잘 쉬어도 월요일은 아침부터 바쁘고 정..
2009.12.05 -
[김경미] 야채사(野菜史)
창비시선 300권 기념시선집을 술술 넘겨보다가 만난, 재미있는 시. 야채사 -김경미 고구마, 가지 같은 야채들도 애초에는 꽃이었다 한다 잎이나 줄기가 유독 인간 입에 달디단 바람에 꽃에서 야채가 되었다 한다 달지 않았으면 오늘날 호박이며 양파들도 장미꽃처럼 꽃가게를 채우고 세레나데가 되고 검은 영정 앞 국화꽃 대신 감자 수북했겟다 사막도 애초에는 오아시스였다고 한다 아니 오아시스가 원래 사막이었다던가 그게 아니라 낙타가 원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람이 원래 낙타였는데 팔다리가 워낙 맛있다보니 사람이 되었다는 학설도 있다 여하튼 당신도 애초에는 나였다 내가 원래 당신에게서 갈라져나왔든가
2009.12.03 -
091114 R&R Monster Party - 문샤이너스, 소온지.
록큰롤 야만인, 문샤이너스. 맨 앞에서 문샤 공연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악. 셋리스트도 제대로 기억나지 않을만큼 계속 달렸다. 맨 앞줄에 있었던 탓에 귀가 좀 멍멍하기도 했지만; 문샤이너스인데 그정도쯤이야 견딜 수 있지! 그전날 엄청 마셨다는 차차는 평소보다 몸 상태가 좋아보이진 않았는데(음, 얼굴이 좀 퀭해 보였달까. 그렇지만 차차가 무대에 올라왔을 때 여기저기서 "오 잘생겼다 잘생겼다"하는 소리가 튀어나오긴 했다ㅋ) 정신력으로 버틴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만큼 '차승우스럽게' 무대 위를 휘젓고 다녔다. 공연으로 해장을 하는 듯; (그래서 이날은 술을 많이 안 마시고 담배를 피운 걸까? 누가 알리) 이날도 역시나 '락의 소년' 같아 보이던 차승우를 보고 있노라니 이사람은 도대체 나이를 어디로 먹는지..
2009.11.28 -
091114 R&R Monster Party - 김창완밴드, 소온지.
세 시간동안 방방 뛰며 신나게 놀았던 날. 사진 중심으로 좌라락. 우선 스페샬게스트 김창완밴드부터! 오프닝을 맡으리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탓에(소온지-스페샬게스트-문샤일 줄 알았다) 더욱 반가웠던 김창완밴드. 예의 여유있는 모습으로 초반 분위기를 띄워 주었다. 게스트의 무게감이 '게스트'답지 않아 왠지 황송한 기분마저 들었다. 비교적 잘 알려진 노래들 중심으로 다섯 곡 정도를 들려 주었다.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을텐데도 생글생글 웃으며 밝은 표정으로 공연을 지켜보며 음악을 즐기던 일본인들-소온지의 팬들-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자신을 보고 환호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김창완아저씨의 표정에서 '이사람들 왜이러지'라는 느낌을 받은 건 나뿐이려나ㅎ 그나저나 하세가와는, 볼 때마다 느끼는데, 참 잘 한다. ..
2009.11.27 -
091106 Music Revolution 2009 <Red Siren> 후기 ⑶ - 오지은, 한음파 등.
참 일찍도 쓰는구나-_- 11월 내내 바빴던 탓에 '써야지 써야지' 생각만 한 채 계속 미뤄두었다. 크흠.어쨌든간 이어 쓰는 레드사이렌 후기. 세 번째로 나왔던 오지은과 마지막으로 나왔던 한음파 얘기 먼저. 솔직하고 자유롭게 진심을 담아 노래하던, 오지은. 대놓고 말해서, 나는 오지은을 좋아한다. 2007년 나의 베스트 앨범 목록에는 오지은의 1집이 있었고, 베스트 트랙 목록에는 '오늘은 하늘에 별이 참 많다'가 있었다. 그러나 참 묘하게도 그동안 계속 그녀의 공연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그 까닭에, 이번 공연을 신청할 때부터 오지은의 음악이 가장 기대됐었다. 라이브로 보면 더 매력적이라는 그녀의 무대. 자유롭게 힘이 넘치는 오지은도 좋고, 음울하게 가라앉는 오지은도 좋으니, 어떤 오지은이라도 '실제의..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