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드는 바람(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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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사람 (윤성희, 창비, 2019)
윤성희소설가님의 소설을 좋아한다. 맨 처음에 읽었던 건 거기, 당신이었다. 십년도 더 전이다. 제일 앞에 실려 있는 유턴지점에 보물지도를 묻다부터 마음에 들었다. 봉자네 분식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마지막 소설이 잘 가, 또 보자였던 것도 좋았다. 다음 책이 나오면 또 찾아 읽게 되겠구나 싶었다. 그 후에 감기와 구경꾼들과 웃는 동안이 순서대로 나왔고, 베개를 베다와 첫 문장까지 나왔다. 모두 나오자마자 샀다. 늘 또 보는구나, 하는 기분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소설가님의 단편을 장편보다 좋아한다. 아무래도 장편을 읽다 보면 인물의 마음에 더 깊이 들어가게 되는 것 같은데, 윤성희소설가님의 작품에는 단편 하나에도 굉장히 많은 얘기들과 감정들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여러 감정들이 한꺼번에 페이지에서 쏟아져..
2019.07.15 -
[박소란] 수몽
실천문학 2018년 가을호에 실린 박소란시인의 시. '살아줘 제발'이라는 시구 뒤의 쉼표가 너무 인상깊었다. 컵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한 마리 날벌레처럼 기진한 나라니…너무 깊이 공감되어서 마음에 많이 와닿은 시. 수몽 컵을 들여다보면 컵 속에 빠져 허우적대는 한 마리 날벌레가 있고 물을 마시면 두 눈 꼭 감고 어서 그 물을 다 마시면 넋을 잃고 기진한 내가 있고 꿈이겠지 하면 얼음장 같은 손이 나타나 뺨을 꼬집는데 아파서 그게 너무 아파서 몸 가운데 날개가 돋는다 찢어진 날개가 살아줘, 컵을 들여다보면 흰 숨이 넘실대는 컵을 살아줘 제발, 부서져 온통 파닥이는 컵을
2019.01.17 -
180527 ㅍㅍㅍ 페스티벌 - 강아솔 @고양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
멘트도 잘하고 노래도 좋았고 이날의 패션마저도 좋았던 강아솔. 일렉트릭뮤즈 떠나신 이후에도 잘되시길.
2018.06.17 -
180527 ㅍㅍㅍ 페스티벌 - 오왠 & OOSU:HAN @고양아람누리
아도이 공연을 즐겁게 보고 피크닉 스테이지로 이동. OOSU:HAN은 나에게 낯선 팀이라 공연 보러 가기 전에 찾아봤었는데 오왠과 같은 회사였다. 음 역시 그럴 줄 알았어…데뷔한지 얼마 안 된 '신예 인디팝 듀오'라고 회사 블로그에서 홍보하고 있었음. '우수한'이라는 이름 듣고 아 이거 뭐지…했었는데 두분 중 노래부르시는 분 성함이 '수한'씨라고 함. (그렇다면 다른 한 분은 '우수'인가-_-? 했는데 전혀 다른 이름이어서 다른 한 분이 좀 서운하겠다; 싶었음.) 확실히 검색하기에는 힘든 이름인 것 같다. 포털에서 '우수한'이라고 검색하면 온갖 상품 후기가 주르륵 떠서 '뮤지션 우수한'을 첫페이지에서 찾기가 쉽지 않음. 마치 '기프트' 검색할 때 고통스러워지는 것처럼ㅋㅋㅋㅋ 그렇다고 OOSUHAN으로 검..
2018.06.11 -
180527 ㅍㅍㅍ 페스티벌 - 세이수미Say Sue Me @고양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
ㅍㅍㅍ 페스티벌 둘째날. 첫날 게으름피웠던 것과 달리 둘째날에는 오프닝인 세이수미Say Sue Me를 놓칠 수 없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고양아람누리로 향했다. 서두르느라 방석도 빠뜨리고 긴팔옷도 빠뜨려서 좀 고생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날 공연이 다 좋았어서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움ㅋ 그래도 이러다 좀 늦는 거 아닌가 했었는데, 운좋게도 세이수미가 막 무대에 올랐을 때 도착했다. 최수미씨가 잘 보일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관람 시작. 다른 멤버들의 연주도 좋았지만 사실 나는 최수미씨에 대한 호기심(이라고 하니까 좀 그렇나;) 아니 관심이 꽤 많았어서 거의 수미씨 중심으로 공연을 봤닼ㅋㅋㅋㅋㅋ 그리고 세이수미의 공연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좋았다! '서프락'이라는 말을 들으면 여전히 나는 비치보이스가 먼저 떠오..
2018.06.08 -
180526 ㅍㅍㅍ 페스티벌 - 하비누아주 @고양아람누리 노루목 야외극장
방백 바로 전 순서였던 하비누아주. 하비누아주 공연도 처음이었는데 이날 오신 팬분들과 미소를 주고받으며 공연하시는 모습도 보기 좋았고 전진희씨와 뽐므씨가 만담하듯 멘트 주고받는 것도 쏠쏠하게 재미있었다. 하비누아주 공연이 시작될 때가 막 저녁이 시작될 즈음이었는데 공연이 진행되면서 천천히 어두워지고 쌀쌀해져서 공연 중반 즈음에는 어느덧 밤이 다 되어 실제보다 공연이 훨씬 길게 진행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뽐므씨의 목소리는 저녁에 들을 때도 괜찮았지만 밤에 들으면 더 좋은 목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음. 깊은 밤에 방 불 끄고 스탠드 불빛만 켜 놓은 상태에서 들어보고 싶은, 그런 목소리랄까.
2018.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