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즈쇼 (김영하, 문학동네, 2007)
퀴즈쇼 김영하 지음/문학동네 어릴 적의 나에게 소설이란 '어른들의 이야기'였다.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의,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들. 그러다보니 소설을 읽을 때마다 타임머신을 타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했다. 오른손에 신기함, 왼손에 낯섦의 추를 들고 둘 중 무엇이 더 무거운지 비교해가며 미래의 내 삶을 미리 맛보는 느낌. 아, 불륜이란 이런 것, 회사 생활이란 이런 것, 성숙한 연애란 이런 것, 어른들의 인간 관계란 이런 것,......기타 등등. 대학에 가고, 졸업하고, 일을 하고, 다시 공부를 하고, 취업을 준비하고, 다시 일을 하고...이렇게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다보니 어느 새 나는 일반적인 '어른'의 카테고리에 속해도 아무 문제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주 가끔씩..
[영화] 다시, 여기보다 어딘가에.
2007년 12월 29일, 시네마 상상마당 상영 - 음악영화제 "음악, 영화를 연주하다" 인제 다섯 번 쯤 보는 거니까(한 영화를 '극장에서' 네 번까진 본 적 있는데, 다섯 번 본 적은 처음이다) 재미없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조금 했는데 다행히 전혀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아, 곧 재미있는 부분이 나오겠구나, 하는 생각에 미리 기대감이 들어서 괜히 더 피식피식 웃고. 준석님 대사는 거의다 외웠고; 특히 내가 많이 좋아하는 '여기보다 어딘가에'는 가사도 외워 버렸다. 수연이가 "너 꺼져, 다 쓰레기야" 하고 소리지르며 나가는 장면 다음부터는 - 어떻게 얘기가 흘러갈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계속 혼자 "수연아 울지 마, 울지 마, 울지 마..."하고 되뇌게 되더라. 그러고 있다 보니, 에이, 또 눈물나 버렸..